'조회 수 폭발'에 '예능'까지...알고보니 스승이

박철희 2026. 5. 17. 21: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답사 나선 대학생이 통일신라 금강역사상의 발을 찾았다는 얼마 전 TBC 보도, 유튜브 조회 수가 100만을 훌쩍 넘었고 유명 예능 프로그램도 이를 다룰 정도로 장안의 화제인데요.

그런데 그 스승에 그 제자일까요?

알고 보니 이 젊은이의 지도교수 또한 소중한 유물을 여러 차례 찾아 우리 문화에 깊이를 더한 학자였습니다.

닮은꼴 사제지간 이야기, 박철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경주 북천과 형산강 본류 서천이 만나는 곳.

빼어난 풍경에 기러기도 쉬어간다는 금장대 암벽에 청동기 시대 그림이 자리했습니다.

칼자루와 사람 발바닥, 동물 형상에 도토리와 꽃 모양까지, 99개 그림을 새긴 석장동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울산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를 빼고는 국내 암각화 중 그림이 가장 많습니다.

이를 처음 발견한 건 1994년 절터 답사를 하던 동국대 경주캠퍼스 학생 3명.

이 가운데 1명이 한정호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교수로, 얼마 전 산중 절터를 답사하다 통일신라 금강역사상의 발을 찾은 학생의 지도교수입니다.

암각화 발견 사실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지금도 각종 암각화 소개 사이트에서는 한 교수의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정호 /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저녁 5시쯤 되다 보니까 그 시간대가 금장대(석장동) 암각화가 가장 잘 보이거든요. (흙에 묻혀) 상부 일부분만 노출이 돼 있었는데...”]

정사각형 모양 한지에 산스크리트어와 한자로 불경을 적었습니다.

통일신라인들이 부적처럼 지녔던 이른바 수구다라니,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수구다라니 유물로, 금강역사가 관복 차림으로 무릎꿇은 이를 어루만지는 당대 그림까지 담았습니다.

고문헌에만 나오던 수구다라니를 실물로 만날 수 있는 것도 한정호 교수 덕분입니다.

박물관 수장고에 100년간 머무르던 걸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을 추적해 찾아낸 겁니다.

수구다라니는 오는 20일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유럽 첫 신라특별전에도 출품돼 한국 대표 문화유산임을 입증했습니다.

석굴암 팔부신장 아수라상의 상.하반신이 서로 다른 짝이고 1910년대 일제의 보수 과정에서 위아래가 바뀐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는데 이런 통찰력은 제자 정태웅 씨에게 이어졌습니다.

한 교수 추천으로 나선 만호봉 절터 답사에서 경주박물관 통일신라 금강역사상의 발을 찾은 겁니다.

깊은 산속을 헤맨 열정과 함께 평소 현장 프로젝트에 열심해 참여해 만호봉 일대 지질까지 꿰뚫고 있었기에 주변과 다른 화강암 유물을 대번에 알아챘습니다.

[정태웅 /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원생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들이 그 돌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그 돌을 알아볼 수 있게 했던 이유라고도 생각하고...”]

TBC 뉴스 보도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140만을 넘겼고 격려 댓글이 이어진 끝에 유명 토크 프로그램 ‘유 키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는 뜻밖의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승과 제자 모두 남다른 열정은 끝이 없습니다.

[정태웅 /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원생 “(교수님이) 정답을 알려주시는 게 아니라 정답으로 가는 길을 항상 알려주시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저도...”]

[한정호 /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새로운 것을 찾는 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말 노력을 해야 하는 거는 기존에 익숙하게 알려져 있는 것 중에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 하거든요.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미술사학이 낭만이라는 닮은꼴 사제지간이 또 어떤 기적을 만들지 관심이 쏠립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김세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