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무투표 당선 80곳 … 민주당 독점 악순환
독점 구조, 낮은 투표율로 귀결…대안 세력 부재에 유권자 선택지 사라져

이 가운데 79명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호남 지역 민주당 독점 구조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15일 후보 등록 결과 광주 기초단체장 2명,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역의원 34명, 광주 기초의원(비례 포함) 7명, 전남 기초의원(비례 포함) 37명 등 총 80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 무투표 당선인은 총 3명인데, 이 가운데 2명이 광주에서 나왔다. 광주 서구에서 김이강 청장이 재선, 남구에서는 김병내 청장이 3선에 무혈입성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동구 제2선거구, 서구 제1·4선거구, 남구 제2선거구, 광산구 제4선거구, 목포시 제1·3·4선거구, 여수시 제2·5·6선거구, 순천시 제2·5·6·8선거구, 나주시 제1·2선거구, 광양시 제1·4선거구, 담양군 제1선거구, 장성군 제2선거구, 구례군, 고흥군 제1·2선거구, 보성군 제1선거구, 화순군 제1·2선거구, 완도군 제1선거구, 해남군 제2선거구, 영암군 제1·2선거구, 무안군 제1·2선거구, 신안군 제1선거구 등 총 34곳에서 무투표 당선이 속출했다.
광주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북구 다선거구 3명, 광산구 라선거구 3명, 비례대표 1명 등 총 7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이 가운데 광산구 라선거구에 출마한 진보당 김명숙 후보가 유일한 비민주당 무투표 당선자다. 해당 선거구는 3인 선거구지만 민주당이 추가 지원자가 없어 후보 2명만 공천하면서 경쟁 구도가 사실상 사라졌다.
전남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목포시 가선거구 3명, 여수시 가선거구 2명, 고흥군 가선거구 3명, 고흥군 라선거구 2명, 완도군 나선거구 2명, 신안군 라선거구 2명, 비례대표 23명 등 총 37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광주·전남 지역 무투표 당선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광주·전남 무투표 당선자는 총 63명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80명으로 늘었다. 특히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15명,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10명,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37명에 이어 올해 34명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중심의 독점 구조는 낮은 투표율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광주지역 투표율은 37.7%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대통령선거와 총선을 포함해도 광주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어차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인식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투표 당선자들은 오는 21일부터 일반 후보들과 같은 방식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경쟁 후보가 없어 투표 자체가 실시되지 않는 만큼 유세차 운영, 거리 유세, 벽보·현수막 게시, 공개 연설·대담 등 일반적인 선거운동이 제한된다. 이는 불필요한 정치 홍보와 과도한 선거비용 지출, 다른 선거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호남에서 민주당 외 정당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고착되면서 유권자들의 정치적 효능감이 약화됐고, 무투표 당선과 낮은 투표율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역 정치 발전의 중요한 결여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민주당 후보의 무투표 당선 확대는 본선거에서 민주당이 정한 대로 인준 수준의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민주당 중심의 독점 구조 속에서 국민의힘과 진보정당 모두 지역 내 대항 세력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서 유권자 선택지가 사실상 사라지고, 지역 정치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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