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AI엔 없는 인간 개별성 탐구” 전지현 “한국어 영화에 기립박수 감동”
‘K좀비’ 신화 연 연상호 감독
‘부산행’ 만든 사람이란 주목 부담
서울 도심 집단 감염사태 그려
개미·균류 등서 영감 받아
전, 액션 너무 잘해 덜어내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 전지현
생존자 무리 이끄는 생명공학자役
돈 내고 보고픈 영화다 싶어 출연
운동 계속하니 몸이 발전
액션, 나이와 큰 상관없어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슈퍼스타 전지현과 ‘K좀비’ 신화를 연 연상호 감독. 두 거물이 의기투합한 신작 ‘군체’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처음 공개되며 현지 관객의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연 감독은 정확히 10년 전 ‘부산행’으로 칸을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는 대부분 관객이 저를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부산행 만든 사람’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어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님이 레드카펫에 오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며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집착하면 안 되지만 칸에 또 오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들었다”고 했다. 전지현 역시 “상영 후 기립 박수가 나오는데 울컥했다”며 “프랑스에서 한국어 영화가 박수받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의 출발점은 인공지능(AI)에 대한 연 감독의 궁금증이었다. 챗GPT가 말을 너무 잘하니까 AI의 원리가 궁금해 리서치를 했고, AI는 보편적 사고의 총합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는 “AI뿐 아니라 SNS를 통해 사람들의 의식이 빠르게 연결되면서 보편적 사고의 힘이 너무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소수의견에 대한 배려가 약해지는 사회를 좀비라는 장르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시나리오를 2∼3년 정도 붙잡고 있었다”고 했다.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개별성’이다. 연 감독은 “AI에게는 개별성이 없다”며 “소수의견을 낼 수 있는 건 인간이 가지는 특징이고, 개별성이 인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개미와 균류 등 실제 군체 생물 연구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체 멸망을 막기 위해 일부러 소수 변이체를 만드는 특징이 흥미로웠다”며 “그게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소수의견은 필요하다. 보편 의견이 지배하는 사회는 위험할 수도 있다.”

전지현은 “만나자마자 ‘감독님 작품 중에 욕심나는 캐릭터가 많았는데 왜 안 주셨느냐’고 했다”며 “연 감독님 작품은 누구나 좋아하고,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처럼 색깔이 분명하고 메시지가 정확한 감독과 일할 때 배우는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저처럼 연기를 오래해 연기에 익숙해진 배우는 ‘누가 날 끌어줬으면 좋겠다’는 갈망이 있어요. 저는 저만의 방향이 있는데, 그걸 깨부숴줄 사람을 만나고 싶었죠. 연 감독님이라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지현에게 ‘군체’는 영화 ‘암살’(2015) 이후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그는 “특별히 영화를 쉰 이유는 없었지만, 코로나19가 있었고,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영화는 내가 관객이라면 돈 내고 보고 싶은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군체’는 바로 그런 영화였다”고 했다.

연 감독은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액션영화 ‘정점’을 최근 보며 전지현 배우를 떠올렸다”고 했고, 전지현은 “나 역시 그 영화를 보고 ‘저 나이에도 할 수 있구나’라는 꿈을 키웠다”고 화답했다.
‘도둑들’의 와이어 액션, ‘암살’의 웨딩드레스 총격 장면 등 영화 출연작마다 강렬한 이미지를 남겨온 전지현. ‘군체’ 역시 또 하나의 아이코닉한 장면을 남길 수 있을까. “몇 친구들이 ‘군체’를 봤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좀비들 사이를 걸어가는 전지현 배우의 모습이 굉장히 멋있다고 하더라”(연상호) “관객들이 좋아해 주는 장면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전지현)
칸=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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