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꽃박람회를 만드는 사람들·(7·끝)] “젊은 플로리스트 키우는 기회 더 많아지길”

김도란 2026. 5. 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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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부터 개최된 고양국제꽃박람회는 화훼 분야 전문성을 갖춘 전국에서 유일한 박람회이자 지역 축제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꽃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매일 펼쳐지는데, 사실 매년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1년 전부터 기획을 시작해 꽃을 가꾸고,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25만㎡ 곳곳에 콘텐츠를 채워나간다. 식물 특성상 꾸준한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번 박람회를 개최하려면 1만명이 넘는 인력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만든 주역들을 차례로 만나 그들에게 이 행사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들어봤다.<편집자주>

차세대 플로리스트 키우는 연암대학교 주나리 교수

플로리스트 전공 학생들과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공간 디스플레이 작품을 선보인 연암대 주나리 교수가 작품의 디테일을 손보고 있다. 고양/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꽃을 보고 싫어하는 분이 계실까요? 꽃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식물을 활용한 디스플레이가 사회 여러 곳에서 수요가 많습니다. 호텔, 백화점, 드라마와 같은 컨텐츠 제작소, 팝업 행사장 등 플로리스트의 활동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죠. 꽃을 다루는 일은 AI가 대체할 수 없고, 인간의 예술적 능력이 필요해 더욱 미래 경쟁력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 영플로라디자이너 부문에 학생들과 참여해 플라워 공간 디스플레이 작품을 선보인 연암대 주나리 교수는 플로리스트 분야에 대한 전망을 이같이 소개했다. 연암대는 199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화훼장식과를 개설해 플로리스트를 육성하고 있는 대학으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주 교수와 학생들은 올해 꽃박람회 주제에 맞춰 ‘일각천금(一刻千金)’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역삼각형 모양의 시계 오브제를 비롯해 타일 등으로 꾸민 바닥까지 모두 학생들이 하나하나 손수 만든 작품이다. 헬리코니아, 골든볼, 에키놉스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꽃들을 쓰고, 분식물부터 다육식물까지 다양한 식물을 활용한 이 작품은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꽃박람회에서 이목을 끌었다.

“3개월 전부터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작품입니다. 학부생들에겐 비교적 넓은 공간을 채우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기획, 디자인, 제작, 설치 전 과정을 팀 단위로 수행하며 대형 공간 연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작품 제작을 지원해주신 학교와 더불어 이런 전시 기회를 준 고양국제박람회재단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주 교수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정석대로’ 밟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학생들은 아이디어 스케치, 시장조사, 2분의 1 축소 모형 제작까지 강의실에서 배웠던 모든 과정을 실습했다.

“작품을 완성함에 있어 요령을 피우지 않고, 번거롭더라도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타일과 유리 등 원자재를 구입해 깨뜨리고 하나하나 붙이는 과정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학생들이 고생을 많이 했죠. 그럼에도 이런 국내 대표 규모의 전시에 참여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평소 수업에서 다루던 내용을 실제 전시 환경에서 구현해보며 자신의 역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관람객의 반응을 현장에서 체감하면서 성취감도 크게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주 교수는 이 전공 최연소 교수로 임용돼 20년째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가 지도한 플로리스트리 전공 학생들은 향후 국내외에서 꽃을 디자인하고 공간을 설계하는 전문가로 성장할 예정이다.

“플로리스트리전공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공간 연출과 디자인, 트렌드 해석까지 포함하는 실무 중심 디자인 분야입니다. 식물을 매개로 감정과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간 콘텐츠’ 영역이라고 볼 수 있죠. 플로리스트 산업은 단순한 화훼 소비를 넘어 공간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웨딩, 전시, 브랜드 공간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라워 디자인의 역할이 확대되며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화훼·원예 산업은 문화·콘텐츠, 치유, 환경과 연결되는 미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삶의 질과 정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활동할 유망주를 키우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공간 디스플레이 작품을 선보인 연암대 주나리 교수와 플로리스트 전공 학생들이 플라워 공간디스플레이 작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나리 교수 제공


주 교수는 끝으로 대한민국이 화훼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젊은 플로리스트들을 위한 프로젝트가 더 많이 주어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꽃을 진정으로 즐기는 나라를 보면,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나를 위해 꽃을 선물할 수 있는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엔 국내 플로리스트들도 점점 국제 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데, 이런 추세와 더불어 국내 시장도 꽃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저변 확대가 이뤄지길 소망합니다. 이번 꽃박람회에서처럼 학생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면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고양/김도란 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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