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영토 넓히는 제약사들…‘더마 코스메틱’ 시장 급성장

17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타운 매장 3층에 마련된 기능성 화장품 매대 앞에서 중화권 관광객 2명이 견본 제품을 손등에 발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이 사용감을 비교한 제품은 대웅·동아제약, 파마리서치 등 제약·바이오 기업이 선보인 기능성 화장품이었다.
최근 ‘더마 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은 피부 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의 합성어로, 피부 진정·미백·주름 개선 등의 효능이 있는 기능성 화장품을 뜻한다.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개발하며 축적된 기술력과 원료를 바탕으로, 기능성과 신뢰도를 강조하면서 화장품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3~2025년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성 화장품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관련 제품 매출도 연평균 100% 성장했다. 올리브영은 이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엔 국내 더마 브랜드로 구성된 ‘어드밴스드 더마’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매장을 중심으로 별도 매대를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이런 성장세는 케이(K) 뷰티 열풍 속에 기능성과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확산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약사들도 기존 병·의원 중심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하며 접점을 넓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대웅제약이다. 이 제약사는 자회사 디엔코스메틱스를 통해 상피세포 성장인자(EGF)를 활용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를 운영하고 있다. 디엔코스메틱스는 지난해 17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4년(약 672억원)보다 약 2.6배 증가한 수치다.
2015년 ‘마데카 크림’ 등 마데카솔 성분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동국제약은 일반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화장품 매출이 늘자, 아마존·코스트코 진출, 국외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활용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의 기능성 화장품 시장 진출이 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 전반의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연구개발 실적은 2023년 23건에서 지난해 50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연구개발 실적 가운데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2.2%에서 82%로 확대됐다. 오디엠(ODM·제조업자 개발생산)기업인 한국콜마의 경우, 초미세 마이크로 공법을 통해 2016년 화장품의 유효 성분을 피부의 200분의 1 크기로 쪼갰는데, 지난해에는 이를 1300분의 1 수준까지 줄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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