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경남 ‘보수 아성 공고화’-‘권력 분점 시대’ 분기점

김두천 기자 2026. 5.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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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0년 보수 독점 체제 무너져
2022년 대선 바람 속 보수 아성 재건
팽팽하고 치열해진 선거 승자는 과연
(왼쪽부터)김경수(더불어민주당)·박완수(국민의힘)·전희영(진보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4일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6.3 지방선거가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공식 선거운동은 21일부터지만 후보자 등록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선거 레이스는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12.3 내란 사태 이후 1년 7개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년 2개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만에 치러진다. 그만큼 '내란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란 척결 - 정부 독점 견제…핵심 지역은 경부울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윤석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민의힘을 겨냥하며 '내란 척결'을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부, 민주당 다수인 국회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민주당이 맡아 대한민국 헌정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견제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 대통령은 '중도 실용 노선'을 표방하며 정치·경제(주가 지수)·외교 성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수 당을 앞세운 정치 실종으로 말미암은 피로도를 이번 선거에 투영하고 있다. 특히 '조작 기소 특검법안' 상 임기 후 재판 재개가 예정된 이 대통령에게 제기된 공소를 특검이 취소할 길을 열어주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다수를 점한 입법부를 이용해 자신의 죄를 덮으려는 권력을 지방에서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민주당이 앞서는 흐름이다. 다만 경남을 비롯한 부산·울산·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서는 그 흐름이 통하지 않는 곳도 많다. 내란 사태 이후 대한민국 대전환 여부가 영남권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영남권 선거에 임하는 각 당 분위기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 후보'를 앞세운 지역별 공략에 더해 경남·부산·울산을 묶어 영남권에서 확실한 분위기를 잡고자 한다. 후보들이 연계하는 메가시티 청사진이 지역을 넘어 국가 단위 발전 전략인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 바람을 최대한 일으켜 대구시장 선거에서 정점을 찍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결과다.

이 같은 민주당 전략을 역순으로 무너뜨리는 게 국민의힘 대응이다. 대구시장 선거는 반드시 사수하면서 경남·부산·울산 현직 단체장이 상대 후보를 각개격파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2018년 지방선거 이후 가장 불리한 여건에서 치르는 선거에서 최대한 선방하는 게 목적이고 기댈 언덕은 영남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로고.

보수 우위 속 민주당 도전 거세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져 오던 보수 일당독점 체제를 무너뜨렸다. 당시 민주당 소속 경남도지사와 함께 창원·김해·통영·양산·거제·고성·남해 등 7곳에서 기초단체장이 당선했다.

그러나 4년 뒤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22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바람'이 크게 작용했다. 도지사는 물론 남해군을 제외한 17개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까지 장악하면서 보수 일당독점 체제로 회귀했다.

민주당은 2018년 선거 결과 재현을 노린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 해도 문재인 전 대통령만큼은 아니라는 데 기대를 건다. 이 대통령 흠결을 부각하면서 극우 내란세력을 떨쳐내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최대한의 결집'을 이뤄 경남을 절대 사수하겠다는 태도다.

일당독점이던 경남 내 권력 분점 움직임은 후보 등록에서 엿보인다. 경남 지방선거 후보로 모두 712명이 등록해 평균 경쟁률은 2 대 1이다. 정당별 후보는 민주당 239명, 국민의힘 309명이다. 4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 188명, 국민의힘 318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 후보가 크게 늘었다.

경남지사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 전희영 진보당 후보 3파전으로 치러진다. 18개 시장·군수 선거에는 51명이 출마했다. 사천·밀양·양산시장과 함안·창녕·남해·합천군수 등 7곳은 일대일 '맞대결' 구도다.

지역구 경남도의원(정수 59명) 선거에는 총 133명이 등록해 2.3 대 1 경쟁률, 지역구 시·군의원(정수 236명) 선거에는 총 426명이 출마해 1.8 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비례대표 경남도의원(정수 9명) 선거에는 24명이 등록해 2.7 대 1 경쟁률, 비례 기초의원(정수 36명)으로는 71명이 등록해 2 대 1을 경쟁률을 보였다. 4년 전 지방선거보다 다소 높아졌다.
한경호 후보 캠프 측은 1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규일 후보 측의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귀용 기자
무소속 조규일 진주시장 후보와 무소속 도·시의원 후보는 12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무소속 연대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귀용 기자

주목되는 선거구는

김경수-박완수 전·현직이 맞붙는 도지사 선거가 단연 눈에 띤다. 여당을 등에 입은 '힘 있는 도지사'론과 재선으로 도정 연속성을 강조하며 "오직 경남"을 외치는 '관리형 도지사'간 치열한 명분 싸움이 볼만하다.

경남 전체 인구 66%를 점하는 창원·김해·양산·진주·거제 5개 대도시 시장 선거에도 관심이 크다. 이들 도시 시장 후보 득표율이 곧 도지사 득표율과 연동되기 때문이다.

창원시장 선거에는 민주당 송순호-국민의힘 강기윤 후보 대결 속에서 보수 성향인 개혁신당 강명상 후보와 박정임 무소속 후보가 어떤 작용을 할지 흥미롭다. 김해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정영두-국민의힘 홍태용 후보 경쟁구도에서 진보당 박봉열 후보가 민주진보세력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해와 함께 '낙동강 벨트' 한 축으로 민주당 조문관-국민의힘 나동연 일대일 구도가 형성된 양산시장 선거도 관심거리다. 박완수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가 재임 시기 열세지역인 양산에 공을 들여 그 성과가 나타날지 눈여겨볼 만하다.

국민의힘 공천 갈등으로 조규일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진주시장 선거에서 보수 표심이 어떻게 움직임일지도 흥미를 끈다. 민주당이 최구식 전 국회의원, 최상화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춘추관장, 송도근 전 사천시장 등을 영입하며 서부경남지역 내 보수세 확장에 힘쏟은 결과가 득표율로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재선거 1년 2개월 만에 치러지는 거제시장 선거는 현 시장 변광용 민주당 후보에 맞서 39세 젊은 시의원 김선민 국민의힘 후보와 하준명 무소속 후보가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낼지 지켜볼 만하다.

이들 시군 외에도 4년 전 유일하게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낸 남해군에서 민주당이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 다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민주당 강석주-국민의힘 천영기 후보가 4년 만에 전현직 재대결을 벌이는 통영시장 선거에도 눈길이 모아진다.

국민의힘이 공천 파동 속에 무공천한 거창군수 선거, 현 군수가 국민의힘 공천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한 합천군수 선거 결과도 흥미를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