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잃은 고용시장 "이직도 못 한다"
'이직 기피' 노동이동률도 꾸준히 하락세
"고용 규제 완화, 성과 중심 임금이 대책"

대기업이나 전문직 일자리만 늘고, 중소기업과 생산직 고용은 축소되는 양극화. 청년 '쉬었음' 규모 역대 최대. 지속적인 이직률 하락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7일 지적한 우리나라 고용 시장 현 주소다.
경총은 이날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우리 고용 시장은 △신산업 △60대 이상 △대기업 △상용직 고용은 늘어난 반면, △전통산업 △60대 미만 △중소기업 △임시일용직 등 고용은 줄며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심해졌다. 이는 소득 양극화로 이어져 국가 성장 잠재력을 약화 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20·30세대 '쉬었음' 인구도 71만7,000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이탈한 청년층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머무르는 구조적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경총은 노동시장 전반의 이동성이 둔화된 것도 문제라고 봤다. 일정 기간 전체 종사자 대비 얼마나 많은 인원이 새로 들어오고(입직) 나갔는지(이직) 보여주는 노동이동률은 지난해 9.8%로 나타났다. 2021년 11.1%에서 꾸준히 하락 추세다. 경기 불확실성에 기업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고용 시장이 위축되면서 근로자의 이직 기피 경향이 강해진 경향이 맞물린 결과라고 경총은 분석했다. 특히 정보통신, 과학기술 등 기술 변화가 빠르고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산업에서도 인력 이동이 둔화되고 있어 국가 혁신 역량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큰 상황이다.
경총은 고용 유연성 확대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전환,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정년연장 등 특정 계층에 혜택이 편중된 경직된 규제를 완화해 일자리를 늘리고, 직무의 가치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과 노동이동성 둔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신호"라며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유연안정성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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