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너무 올라서 고민이네요’···‘국장 큰손’ 국민연금의 진퇴양난 속사정

이보라 기자 2026. 5. 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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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 주식 상승에 비중 24.5%로 ‘껑충’
보유 비중 목표치 10%P 초과, 기금 규모도 급증
팔자니 추가 수익 놓치거나 시장 충격 가능성
더 늘리자니 쏠림 우려···오는 28일 운용안 확정
지난 1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88.23포인트(6.12%) 내린 7493.18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향후 5년간 자산운용 계획에서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더 늘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주 랠리에 따른 코스피 상승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이미 목표치보다 10%포인트 초과한 상태다. 국내 증시가 오르는데 자금을 빼자니 수익면에선 부담이고, 계속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자니 특정 자산 쏠림도 경계해야 하는 ‘진퇴양난’인 셈이다. 구체적인 운용 방안은 오는 28일 확정된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5일 제4차 회의를 열고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 수립에 관한 중간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다시 열고 중기자산배분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중기자산배분은 국민연금이 향후 5년 동안 어떤 자산에 얼마만큼 투자할지를 정하는 중장기 투자 계획이다. 기금위는 매년 5월 말까지 향후 5년 간 자산군별 목표 비중 등을 심의·의결한다.

이번 중기자산배분의 핵심 쟁점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조정할지 여부다. 지난해 수립한 중기자산배분안을 기준으로 한 올해 목표 포트폴리오는 국내 주식 14.9%, 해외 주식 37.2%, 국내 채권 24.9%, 해외 채권 8.0%, 대체 투자 15.0%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4%였다가 지난 1월 기금위 회의에서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국내 주식 비중은 이미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에서 국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4.5%(395조원)에 달했다. 코스피 상승에 따라 주식 평가액이 불어나자 비중도 자동으로 늘어나 목표 비중을 10%포인트 가량 넘어선 것이다. 코스피가 지난 2월27일(6244.13)에서 지난 15일(7493.18)까지 18.8% 오른 것을 고려하면, 국내 주식 비중은 목표를 훌쩍 넘고 투자 규모 역시 약 469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1458조원이던 국민연금 기금 규모 역시 1700조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오는 28일 기금위에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추가로 높일지, 국내 주식을 매도해 비중을 축소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상법 개정 등 국내 증시 체질 개선 기대와 반도체 업황 호조 등으로 코스피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면 추가 수익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위해 매도에 나서면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연금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계속 높이게 되면 특정 자산군 쏠림과 시장 충격이 찾아왔을 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확대할 경우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증시를 부양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이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높이되 허용범위 등을 낮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인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기금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기금위에서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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