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따라 이백리서 AI 코딩도 척척"…울릉도 지키는 KT 통신망[르포]

최혜림 2026. 5. 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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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동해서도 '빵빵한' KT 무선 네트워크
최대 1Gbps 속도로 주문 서비스 '하이오더' 이용
울릉-포항 편도 6시간…도민 선박 생활 편의 보장
감을계 중계소, 울릉도·독도 통신의 핵심 거점 역할
통신사 중 유일하게 인력 상주하며 신속 장애 대응

【울릉도=최혜림 기자】"코딩이 완료됐습니다. 정보기술(IT) 뉴스 5개를 매시간 자동 모니터링할게요."
지난 12일 동해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울릉크루즈 객실 안. 기자는 챗GPT의 '코덱스'를 이용해 1분 만에 간단한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지상 기지국도 없는 바다 위지만 카카오톡도, 유튜브도, 인공지능(AI) 서비스도 빠른 속도로 쓸 수 있었다. 위성통신서비스업체 KT SAT이 깔아놓은 무선인터넷 덕분이다. 과거 바다 위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풍경이다.

■위성이 부리는 마법, '바다위 무선망'

울릉크루즈에 설치된 KT SAT 위성용 안테나. KT 제공
울릉도와 포항을 오가는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의 인터넷 속도는 지상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KT SAT의 무선 서비스 덕분이다. KT SAT은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와 자체 개발한 해양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 '엑스웨이브원'을 결합해 배 위 무선 망을 구축했다. 배 위의 '와이파이 자판기(키오스크)'에서 결제하기만 하면 누구나 무선인터넷을 편하게 쓸 수 있다. 1GB 분량 데이터가 30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다. 기자가 직접 써보니 곳곳에 설치된 무선장비 덕분에 객실과 식당, 갑판 등 선내 어디서나 휴대폰과 노트북을 무선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KT SAT 해양 네트워크 솔루션 '엑스웨이브원'을 활용해 발급한 와이파이 바우처. 핀코드를 입력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울릉도민은 육지를 오갈 때 편도 6시간씩을 유일한 교통수단인 배에서 머문다. KT가 배 위의 무선망에 공을 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울릉크루즈의 인터넷은 속도가 느려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도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에 KT SAT은 스타링크와 엑스웨이브원을 연결해 무선 네트워크 속도를 최대 1Gbps(초당 약 100MB)로 끌어올렸다. 풀HD 영화 한 편을 1분 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속도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KT SAT 글로벌·해양고객본부 해양고객팀 관계자는 "빠르지만 커버리지가 적은 스타링크와, 느리지만 안정적인 정지궤도 위성을 연결해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울릉크루즈 객실 외 노래방 등 편의시설에도 하이오더가 설치돼 있다. 기자가 직접 객실에서 울릉특산품을 결제해 보고 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KT는 빠른 위성망을 기반으로 테이블오더 서비스 '하이오더'를 선내에 깔았다. 울릉크루즈 내 26개 객실에서 식사와 주류, 간식, 특산품 등을 주문할 수 있다. 룸서비스 기능도 제공된다. 기자는 객실 키오스크를 통해 울릉도 특산품인 호박엿, 호박젤리를 객실에서 직접 구매해 봤다. 서울의 식당에서 구매하듯 지연 없이 결제가 완료됐다. KT 관계자는 "하이오더 서비스가 없을 땐 손님들이 객실에서 음식을 주문할 일이 없었다"면서 "하이오더 도입 후 식당이 아닌 객실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월 2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KT는 장기적으로는 150개 이상으로 하이오더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독도·죽도도 육지처럼 통신…유일한 울릉 상주 인력 운영도
KT 감을계 중계소에 원형 안테나 철탑이 높게 서있다. 사진=최혜림 기자
이동을 마친 다음 날 13일. 기자는 울릉도와 독도 통신을 모두 책임지는 '감을계 중계소'를 찾았다. 감을계 중계소는 1970년대부터 운영된 시설로, 울릉도 최초 통신망 구축의 거점 역할을 했던 곳이다.

좁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 내려가니 중계소와 바다를 향해 높게 설치된 원형 안테나 철탑이 자리하고 있었다. 감을계 중계소 현장 인력들은 하루 1~2차례 장비를 직접 점검하고 원격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 만난 '명장' 김원헌 KT 대구경북엑세스운용센터 포항운용팀 차장은 "정면 안테나는 함백산 방향 육지 백업망이고 반대편은 독도 방향"이라며 "독도 통신은 저 안테나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울릉도는 현재 해저 광케이블도 이중화해 육지와 연결하고 있다. 광케이블 통신이 장애를 일으킬 상황에 대비한 마이크로웨이브(MW) 기반 무선 백업망도 운영 중이다. 기상 영향을 크게 받는 도서 지역인 만큼 이중·삼중 안전망을 구축한 것이다. 울릉도 내 약 5500가구 가운데 인터넷 가입 약 3800가구, IPTV 가입 약 4200가구 이상이 KT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울릉군 울릉읍 와달리휴게소에서 바라본 죽도 전경. 사진=최혜림 기자
KT 관계자는 "울릉도 부속 섬인 죽도에 거주하는 단 1가구만을 위해 '와이파이 브릿지'라는 별도 기술도 제공 중"이라며 "안정성 확보를 위한 MW 시설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원헌 대구경북액세스운용센터 포항운용팀 차장(왼쪽부터), 정현용 KT서비스 남부 대구본부 소상공인지원팀 과장, 권대현 KT 서비스 남부 대구본부 사업지원부 부장이 죽도 인근 무선 네트워크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KT 제공
울릉도에 현장 인력을 둔 통신사는 KT가 유일하다. KT 직원 2명과 그룹사 인력 7명 총 9명이 섬에 머물며 통신망을 책임진다. 오랜 시간 섬에서 생활하다 보니 주민들과 친분도 쌓였다.

현장에서 만난 정현용 KT서비스 남부 대구본부 소상공인지원팀 과장은 "지난 겨울 폭설 때 70대 노부부가 이용하던 TV 광케이블이 끊어진 적이 있었다"며 "상주 인력이 눈을 뚫고 들어가 임시 케이블을 설치한 뒤 눈이 녹은 후 다시 재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도가 심해 배가 뜨지 못하면 자재도 못 들어오기 때문에 직원 개인 단말을 떼 임시 설치한 경우도 있다"며 "상주 인력들에겐 일상 같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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