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믿고 사람 자르지만…"아직 효과는 글쎄"

팽동현 2026. 5.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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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들 대규모 감원 러시에도
가트너 "AI ROI는 별 상관 없어"
원래 검토했던 감축을 AI 탓으로 돌리기도
구글 제미나이로 그린 이미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을 명분으로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지만, 곧바로 AI 투자수익률(ROI)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단 AI로 인건비를 줄이면 이윤을 더 남길 것이란 통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셈이다.

최근 가트너가 연매출 10억달러 이상 기업의 임원 350명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AI와 자동화 역량을 시범 도입하거나 실제 배치한 조직의 약 80%가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ROI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보고한 조직이나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했다는 조직이나 감원율에선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렌 푸아트뱅 가트너 특임 부사장(VP) 애널리스트는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AI 투자에 대한 빠른 성과를 보여주고자 인력 감축을 택하지만, 이런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인력 감축이 예산 여유를 만들 수는 있겠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진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 추세와는 대조를 이루는 견해다.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AI를 사유로 명시한 감원은 지난해 5만4836명이었는데, 올해는 1~4월에만 벌써 4만9135명이다. AI는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미국 기업 감원의 최대 사유로 집계됐다.

빅테크들의 감원도 두드러진다. 메타는 오는 20일부터 전체 인력의 10%인 약 8000명을 감원하고, 신규 채용 예정이던 자리 6000개도 비우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약 1만5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지난달엔 장기근속자 대상의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1만4000명, 올해 1월 1만6000명 등 단기간에 3만명을 감축하며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다만, 여기엔 AI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 확보 목적은 물론, 평소 검토해온 인력 조정을 AI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역시도 일종의 'AI 워싱'이란 주장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지난 2월 한 인터뷰에서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지만 어차피 했을 감원을 AI 탓으로 돌리는 사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짚은 바 있다.

지난해 "AI가 화이트칼라 신입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것"이라 발언했던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도 최근 들어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19세기 영국에서 증기기관 도입으로 석탄 효율이 올라가자 석탄 수요도 늘어났던 '제번스의 역설'을 거론하며 "AI는 인간 업무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가트너는 AI 에이전트, 지능형 자동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디지털트윈, 토큰화된 자산 등의 기술을 활용하는 자율비즈니스가 2028~2029년엔 순고용 창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 내년까지 포괄적인 AI 인재 전략이 없는 기업의 50%는 단순 도입보다 인적 역량 강화를 우선시한 경쟁사들에 고급 AI 인재를 빼앗길 것이란 전망도 추가로 내놨다. AI 생산성은 선형적이지 않고 임계점이 있으므로, AI 활용 깊이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진정한 ROI 지수'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푸아트뱅 특임 VP 애널리스트는 "ROI를 개선하는 조직은 인력의 필요성을 없애는 곳이 아니라, 인간이 자율시스템을 주도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기술과 역할 및 운영 모델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인적역량을 증폭시키는 곳"이라며 "장기적으로 자율비즈니스는 인간의 일자리를 줄이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I에 따른 일자리 대체 우려는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피앰아이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AI기술 발전에 대한 우려로 '딥페이크·가짜뉴스 확산'(25.7%)과 '개인정보 유출'(18.8%)에 이어 '일자리 대체'(17.3%)를 꼽았다. 응답자의 31.9%는 자신의 업무가 '5년 이내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대체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27.7%였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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