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때도 4번 밖에 안 쓴 극약처방”···김민석 ‘긴급조정권’ 검토 시사에 진보·정의당 철회 요구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삼성전자 노조 파업과 관련해 긴급조정권 검토를 시사하자 진보당·정의당이 “긴급조정권 검토를 철회하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긴급조정권은 박정희 군사독재 정부에 도입된 이래로 단 4차례밖에 쓴 적이 없다”며 “노동3권을 강제로 제한하는 극약처방이기 때문에 극단적 예외 상황에서만 쓰여야 할 최후의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단지 기업 규모가 크고 국가 경제에 영향이 막대하다는 이유로 이를 남발해선 안 된다”며 “이번에 나쁜 선례가 남긴다면, 이후 자동차, 조선, 철강, 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전반에서 노동3권이 통째로 무력화되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손 수석대변인은 “노동자의 권리를 희생 시켜 얻는 경제성장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즉각 긴급조정권 검토를 철회하고, 끝까지 노사 간 자율적 대화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자로서의 본분을 다하라”고 밝혔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박정희 쿠데타 직후 도입되어 21년간 사문화되다시피 한 조항을 되살리겠다는 것인가”라며 “절대로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긴급조정권은) 노동자의 노동3권을 극도로 억압하는 탈헌법적 조치”라며 “1963년 처음 도입된 후 꼭 네 차례만 발동됐고, 21년 전 양대 항공사 조종사 파업이 마지막 발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정권 시절에도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조항으로, 국무총리가 가볍게 입에 올릴 조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삼성전자는 공기업이 아니다”라며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주장은 자신이 속한 회사에 발생한 이익을 두고 벌이는 경제투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을 통한 경제성장은 이재명 정부가 선택한 정책 방향일 뿐”이라며 “정부의 정책 방향이 노동자들에게 국가주의적 태도로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할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이재명 정부는 쟁의행위를 반헌법적인 조치로 찍어 누를 것이 아니라, 노사 간 자율교섭을 촉진하고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전향적인 입장을 요구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상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대국민 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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