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막료장→'대장'으로… 이제 군대식 계급 쓴다

류호 2026. 5. 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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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자위대 명칭 변경 법안 제출 굳혀
계급 명칭 변경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
전쟁 가능 국가 움직임 속 "의문" 비판도
고이즈미 신지로(가운데) 일본 방위장관이 6일 필리핀 북부 파오아이에서 열린 연례 다국적 연합 훈련 발리카탄 훈련장을 방문해 일본 자위대 병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파오아이=AP 뉴시스

일본 방위성이 자위대 간부 계급을 군대와 같은 명칭으로 변경한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전력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근거로 그동안 자위대를 군대와 차별화해 온 일본의 방위 개념이 서서히 무너지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내년 일본 정기국회(1~6월)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위대법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을 굳혔다.

법이 개정돼 계급 명칭을 바꿀 경우 육·해공 자위대 최고 지휘관인 막료장(한국 육·해·공군 참모총장에 해당)은 대장으로 변경된다. 1좌(佐)는 대좌로, 1위(尉)는 대위로 바뀐다. 다만 변경 대상은 3위(소위에 해당) 이상으로 둘 방침이다. 준위 이하 계급은 기존 명칭을 유지한다. 마이니치는 "일등병 같은 명칭으로 바꿀 경우 옛 일본군의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연립여당 일본유신회는 △호위함→구축함 △막료→참모 △보통과→보병과 △특과→포병과 등으로 변경도 요구했지만 이 역시 기존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 시민들이 지난달 19일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평화헌법 개정 시도에 반대하고 헌법 9조 수호를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도쿄=신화 뉴시스

명칭 변경은 1945년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이다.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기에 외국 군대나 옛 일본군과는 다른 계급 명칭을 사용해 왔지만, 우익 성향 정부가 출범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자민당 내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해 10월 우익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합의문에 '자위대의 계급, 복제, 직종 등의 국제 표준화를 2026년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중 시행한다'고 명시했다.

일본 정부와 정치권은 명칭 변경이 자위대의 사기 진작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장관은 "높은 사기와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자위관 모집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1좌와 2좌 중 어느 쪽이 상위 계급인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는 자위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정부 들어 '전쟁 가능 국가'로의 전환을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정책인 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포기한 헌법 9조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집권 자민당은 헌법에 자위대 명기를, 일본유신회는 자위대 명칭을 국방군으로 개정하자고 주장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1일 그동안 금지해 온 살상 무기 수출 원칙을 폐지했다. 방위장관을 지낸 한 인사는 마이니치에 "이미 외국에선 자위대 존재가 널리 알려져 있어 명칭 변경이 정말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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