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인력 1만4600여명 배정 경북, 관리 최선을

경북일보 2026. 5.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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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겹치면서 경북 농촌의 농번기 인력난은 일상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도가 올해 전국 최대 규모인 1만4638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받고 공공형 계절근로센터와 기숙사 확충에 나선 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 1만61명이 입국해 농가 현장에 투입됐다. 외국인 인력 없이는 수확과 파종조차 어려운 농촌의 현실이다.

경북은 전남과 함께 전국 최대 농업 지역이다. 사과와 복숭아, 포도, 참외 등 노동집약적 원예농업 비중이 높다. 농번기에는 단기간에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농촌 고령화와 청년층 유출로 내국인 노동력만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이제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니라 경북 농업 유지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관리에 어려움도 많다는 점이다. 외국인 인력 고용과 관련, 전국 곳곳에서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숙소, 인권 침해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숙소 제공과 이동 제한, 불법 브로커 개입 문제까지 사회적 논란이 됐다. 값싼 노동력에 기대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한국 농업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경북도가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조례'를 시행하고 통역원 배치, 인권 보호, 숙소 확충에 나선 것은 의미 있는 조치다. 폐교와 유휴시설을 활용한 기숙사 조성 역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현장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특히 농가별 근로환경 편차가 큰 만큼 임금과 노동시간, 숙소 상태를 상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히 '값싼 일손'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대하는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외국인 인력 확대가 농업 구조 개혁을 늦추는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 청년농 육성과 스마트농업 확대, 농업 기계화와 작업 효율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외국인 인력은 위기를 버티게 하는 안전판일 수는 있지만 농업의 미래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