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과·알·세] 비운의 위성 ‘아리랑 6호’, 4년만에 우주 향해 발사되나

이준기 2026. 5. 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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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항우연 위성우주탐사시험센터 가보니...아리랑 6호, 4년째 ‘담금질’
6개월마다 점검, 하반기 발사 유력...아리랑·천리안 위성 등 성능시험 거쳐
이상훈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시험센터장. 사진=이준기기자.


“4년간 시험동을 떠나지 못한 ‘비운의 위성’ 아리랑 위성 6호가 하반기에는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아 오를 날을 기약합니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시험센터 내 정밀대형위성시험동. 유리창 너머로 화려한 금색의 다층박막 단열재(MLI)에 감싸인 거대한 물체가 한쪽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상훈(사진)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시험센터장은 거대한 물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비운의 위성’으로 불리는 아리랑 위성 6호”라며 “4년 전에 우주에 올라가 정밀 지구관측 임무를 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아직까지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아리랑 6호 조감도. 항우연 제공.

◇4년째 발사 대기중… 6개월마다 작동여부 테스트 받아


아리랑 위성 6호는 당초 2022년 러시아 앙가라 로켓을 이용해 러시아 플레세츠크 발사장에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발사 직전 터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사 일정이 지연됐다.

이후 전쟁 장기화로 인해 러시아와 발사 계약을 철회한 뒤 이듬해인 2023년 국제입찰을 통해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최신 발사체 ‘베가C’를 이용키로 했다.

하지만 베가C가 발사 도중 폭발해 안전성에 문제가 생겼고, 아리랑 6호와 함께 탑재되는 이탈리아 위성 개발이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시험동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발사가 4년째 지연되면서 아리랑 6호보다 늦게 개발이 시작된 아리랑 7호가 지난해 12월 먼저 발사돼 아리랑 6호 임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발사체마다 진동을 포함한 발사 환경 시험 규격이 전부 달라 위성을 다 개발한 상황에서 발사체를 변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기계장치가 사용하지 않으면 고장이 나듯 아리랑 6호 역시 6개월 마다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적 시험을 비롯해 지상명령 수행 시험 등 각종 테스트를 받고 있다.

현재로선 아리랑 위성 6호의 발사 시기는 하반기쯤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탈리아 위성 개발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리랑 6호는 위성 설계부터 본체 개발, 총조립, 시험, 지상국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가로·세로 5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해 비와 구름, 밤낮 구분 없이 지상과 해양을 24시간 정밀 관측할 수 있다.

대형열진공챔버. 항우연 제공.

◇위성체·부품 성능시험 ‘첨단 인프라’… 순수 국내 기술로 국산화


우리나라는 1992년 국내 첫 위성 ‘우리별 1호’ 발사 성공 이후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시리즈),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 위성 시리즈), 차세대중형위성 등 세계적 수준의 독자 위성 개발 능력을 확보한 ‘인공위성 강국’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성과 이면에는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시험센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다. 시험센터는 1996년 우리나라 최초의 전용 위성 조립 및 우주환경 시험시설로 문을 열었다.

크기가 축구장 4개에 달하는 2만6000㎡ 공간에 총 12개의 시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위성과 우주탐사선, 발사체가 우주에서 마주해야 할 극한 조건을 지상에 완벽하게 재현했다.

항우연에서 개발한 아리랑 위성, 천리안 위성 등이 모두 이 곳에서 엄격한 성능시험을 통과해 우주로 향했다.

궤도환경시험실, 발사환경시험실, 전자파환경시험실, 조립실 등 주요 시설이 반도체 공정 수준인 청정도 10만클래스(1입방피트당 0.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먼지가 10만개 이하)를 유지하며, 각 시설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지붕 아래 연속 운영되는 ‘원 루프 시스템’으로 구축돼 있다.

아리랑 6호가 4년째 자리하고 있는 대형조립실에서 모든 위성은 초기 부품 조립부터 발사장 이송 전 최종 형상 완성 단계까지 대부분을 보낸다.

인공위성 시스템과 부품의 성능, 신뢰성을 지상에서 사전 검증할 수 있는 궤도환경시험실도 갖추고 있다.

이 시험실은 10억분의 1기압 이하의 고진공, 100도 이상의 고온, 영하 180도 이하의 극저온 등 지구 궤도 및 심우주의 극한 환경을 모사해 모든 위성 부품은 성능 시험을 거쳐 실제 위성에 적용된다.

항우연은 정지궤도위성과 같은 대형 위성시스템을 시험하는 직경 8m, 길이 10m 규모의 대형열진공챔버(LTVC)를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이 센터장은 “대형열진공챔버를 구축할 당시 소요 예산만 200억원이었는데, 국내 기술로 해 보자고 의기투합해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두 90억원을 들여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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