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인 줄 알았는데…어깨 통증의 숨은 진실
팔 저림 동반되면 목디스크 가능성…방치하면 만성화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어깨 통증이 생기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파스를 붙인 채 버티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잠을 불편한 자세로 잤거나, 평소 하지 않던 운동을 했거나,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한 뒤 나타나는 통증은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하지만 어깨 통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만성화하거나 어깨 움직임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경원 힘찬병원 정형외과 진료원장은 "통증의 위치나 움직임 제한 양상을 면밀히 살펴보면, 관절 문제인지 인대·근육 등 연부조직 이상인지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바른 자세 유지 등 생활습관도 중요
어깨 통증이 생기면 흔히 오십견(유착성관절낭염)을 떠올린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막에 염증과 유착이 생기면서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점차 줄어드는 질환이다.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 등과 연관돼 발생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팔을 들어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 등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야간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이루기 어렵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오십견은 통증기, 강직기(운동 제한기), 회복기 순서로 진행한다. 과거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회복 속도와 예후에 개인 차가 크다. 일부 환자는 1년 이상 통증과 운동 제한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오십견이 의심된다면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어깨 질환이 동반된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 등 오십견과 연관되는 기저질환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굳어진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회복하는 데 있다. 김효준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소염진통제 같은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관절 내 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되면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하기 위한 재활운동치료가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병행해 기능 회복을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과 자세 교정도 중요하다. 어깨가 앞으로 말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통증이 악화하거나 회복이 늦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또 팔을 반복적으로 들어올리거나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동작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테니스, 탁구, 수영처럼 어깨 사용이 많은 운동도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줄여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십견과 혼동하기 쉬운 어깨 질환이 회전근개파열이다. 두 질환 모두 팔을 들어올릴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올려 줬을 때 끝까지 움직일 수 있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면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팔을 끝까지 올리기 어렵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이고 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줄 조직이다. 반복적인 사용이나 노화로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힘줄이 점차 약해지면서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도
회전근개파열은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고 팔 움직임에도 큰 불편이 없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운동 범위가 줄어들며, 특히 야간 통증이 나타나 잠을 이루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흔하다.
회전근개파열의 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파열의 크기와 범위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 활동 수준, 직업, 평소 어깨 사용 정도, 기저질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김효준 교수는 "일반적으로 회전근개 부분 파열의 범위가 50% 미만으로 크지 않으면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 주사치료, 재활운동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어깨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반면 부분 파열이라도 파열 범위가 50% 이상으로 큰 경우에는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통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어깨 기능 회복이 충분하지 않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됐거나 기능 장애가 뚜렷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사례가 많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회전근개 수술이 관절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절개 범위와 조직 손상이 줄어들었고, 수술 후의 재활치료도 함께 발전하면서 기능 회복과 통증 조절 성적이 개선되고 있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파열과 달리,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도 심한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면 석회성건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 특히 회전근개 가운데 극상건에 칼슘 성분의 석회가 침착되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힘줄의 퇴행성 변화나 혈류 감소로 인한 조직 손상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회성건염은 일반적으로 석회가 형성되는 단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단계, 석회가 흡수되는 단계를 거쳐 진행한다. 이 가운데 석회가 흡수되는 단계에는 강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서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이 매우 심해 팔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거나, 야간 통증 때문에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흔하다. 또 염증과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이차적으로 오십견처럼 관절이 굳고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석회성건염은 주로 중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연령층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반복적인 어깨 사용이나 무리한 운동, 외부 충격,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 등으로 힘줄에 미세 손상이 반복되면 석회가 형성될 수 있다. 특히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나 작업을 지속하는 경우 발생 위험이 커진다.
치료는 석회의 크기와 위치, 통증의 정도, 어깨 관절의 운동 제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김효준 교수는 "석회의 크기가 1cm 이하로 작고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면 소염진통제 같은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 필요에 따라 물리치료나 재활운동치료를 병행하면서 염증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수 있다. 반면 석회의 크기가 크거나 통증이 매우 심하고,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발할 때는 초음파 유도하에 석회 소파술, 세척술, 흡인술 같은 시술을 통해 석회성 결절을 제거하거나 크기를 줄이는 치료를 고려한다. 또 석회가 크고 단단하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관절경적 석회 제거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절경을 이용하면 석회를 직접 제거하면서 동반된 힘줄 손상이나 염증 상태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통증엔 자세 교정·재활치료 병행
어깨 통증이 있다고 해서 원인이 반드시 어깨 자체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팔을 들어올렸을 때 통증이 오히려 줄어들거나 큰 변화가 없다면 목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되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압박된 신경을 따라 통증이 목에서 어깨, 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저림이나 감각 이상, 근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어깨 통증만 두드러지게 나타나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목디스크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대다수 환자에게는 우선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통증과 염증을 줄이기 위해 소염진통제 등을 사용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생활습관 교정과 운동치료도 목디스크 관리에 중요하다. 걷기나 가벼운 체조, 수영 등은 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앉을 때 허리와 목을 과도하게 숙이지 말고, 양쪽 어깨를 편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걸을 때도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수면 시에는 지나치게 높은 베개보다 목의 정상적인 곡선을 자연스럽게 받쳐주는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경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6주 이상 충분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팔이나 손의 근력 저하가 진행되거나 보행 장애, 감각 이상, 대소변 기능 이상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때는 신경 압박이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술 필요성을 신속히 평가해야 한다.
이처럼 통증 양상과 움직임 제한 정도를 통해 원인 질환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자가 진단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같은 질환이라도 개인의 나이, 근육량, 생활습관, 기저질환 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처럼 여러 어깨 질환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에는 증상만으로 감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전문의 진료와 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효준 교수는 "팔을 등 뒤로 돌리는 동작이 잘되지 않거나, 속옷을 입고 벗기 불편해지고, 옷을 갈아입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또 머리를 감거나 세수 등 일상 동작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면 어깨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통증이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거나 점차 악화하고,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치거나 어깨 움직임에 제한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