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군체, 내가 관객이면 딱 보러갈 것 같은 영화···칸서 박수 받으니 울컥했다”
“지금껏 온 건 온 게 아니었구나” 벅찬 감동 전해
11년 만의 영화 복귀작 “관객 시선으로 선택”
“연상호 감독 오랜 팬···다음에도 함께하고파”

배우 전지현(45)이 칸 국제영화제에 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홍콩 출신 미국인 감독 웨인 왕의 <설화와 비밀의 부채>로 한 번, 2015년 브랜드 앰배서더 자격으로 또 한 번 영화제를 찾았다. 하지만 자신이 주연으로 참여한 한국 영화가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된 건 올해 제79회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군체>(연상호 감독)가 처음이다.
“이게 칸이구나. 내가 지금껏 온 건 온 게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레드카펫은 밟아봤지만, 그 후 영화를 관객들과 같이 보는 게 너무 다르던데요? 한국말로 하는 우리 영화를 외국 사람들이 좋아하며 박수를 치는 게 감동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울컥하더라고요.”

16일(현지시간) 새벽 2300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군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을 마친 전지현이 같은 날 오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초청작의 배우와 감독은 자정쯤 진행되는 상영 시작 직전 레드카펫을 지나 환호를 받으며 상영관에 들어간다. 다 함께 영화를 본 후 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건넨다. <군체> 팀은 5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전지현은 “연상호 감독이 저를 캐스팅해주지 않았다면 내가 여길 어떻게 왔겠나 싶다”며 감사를 전했다.
밀폐된 복합건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좀비물 <군체>에서 전지현은 생존자 그룹의 리더 격인 생명공학 박사 ‘세정’을 연기한다. 불의를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의 세정은 휠체어를 타는 ‘현희’(김신록) 등 낙오될 위기에 처하는 인물들을 번번이 챙긴다. 전지현은 “급한 상황에서 사람의 본질이 드러나지 않나. 세정은 급할 때 더 차분해지는 사람”이라고 했다.

<암살>(2015) 이후 11년 만의 영화 복귀작이다. “영화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되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관객으로서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체>는 딱 ‘내가 보러 갈 것 같은 영화’였어요.”
전지현은 특히 연 감독의 오랜 팬이었다고 한다. “연 감독님 작품은 누구나 좋아하잖아요?” 그가 말했다. 관객이 아닌 배우로서 함께하는 기대도 컸다. 전지현은 “오래 연기를 하다 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며 “하던 방식대로 연기하게 되다 보니 이를 깨부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갈망이 있다. 연상호 감독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아신전>(2021)에 이어 그가 출연한 두 번째 좀비물이다. <군체> 촬영 현장의 좀비 역 배우들에게 쫓기는 것은 “실제로 다급한 마음이 들어 연기에 방해가 될 정도로” 좀비들의 기세와 완성도가 좋았다고 한다.

<도둑들>(2012), <베를린>(2013), <암살> 등에서 증명했듯 전지현은 자타공인 ‘액션을 잘하는 배우’다. <군체>에서는 오히려 생명공학 박사인 세정에 걸맞게 “너무 잘하지 않게” 신경 써야 했다. 인터뷰에 함께한 연 감독은 “액션의 태가 진짜 좋아서, 다음에는 아예 (본격적인) 액션 영화를 함께하고 싶은 열망이 들더라”고 부연했다.
전지현도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에 탑승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정점>(2026)에서 샤를리즈 테론(51)이 선보인 액션 연기를 보고 “나이가 들어도 다 할 수 있겠다는 꿈을 키웠다”는 그는 “지금의 저도 액션 연기를 하기에 딱 좋은 몸 상태”라고 했다.
칸 |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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