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만 1000만원?"…삼성 노조 탈퇴 러시
"회사 월급에 조합 수당까지" 반발
초기업노조 과반 노조 지위 흔들리나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갈등으로 충돌 중인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중심으로 노조 협상이 진행되면서 스마트폰·TV·가전 등을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내부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를 둘러싼 직책수당·회계 투명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DX부문 조합원들의 대규모 탈퇴 움직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에서는 한 달 새 DX부문에서만 4000여명의 조합원이 탈퇴를 신청하는 등 이례적인 규모의 탈퇴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최 위원장 1인이 월 1000만원 안팎의 직책수당을 수령하고 있는 데다 규정 제정 절차의 정당성, 회계공시 지연, 견제장치 부재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불만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는 올해 3월 총회에서 월 조합비의 5%를 집행부 직책수당으로 편성하는 규정을 제정했다. 다만 해당 안건이 쟁의 찬반투표와 함께 진행되면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별도 논의 없이 사실상 묻어가듯 통과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설된 규약 제48조(직책수당)에 따르면 위원장은 조합비의 최대 10%까지 직책수당으로 편성할 수 있다. 권리조합원 약 7만명, 월 조합비 1만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천만원 규모의 직책수당 집행이 가능한 구조다. 현재 최승호 위원장은 월 1000만원 안팎의 직책수당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핵심 집행부가 회사 급여와 조합비 직책수당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최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등 주요 집행부는 근로시간 면제를 적용받아 회사 급여를 받는 동시에 조합비에서 직책수당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논란은 규정 제정 이전부터 직책수당 지급이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직책수당 규정을 정식 제정하기 전인 2025년부터 내부 논의를 거쳐 수당을 지급해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규약상 근거 없이 수당 지급이 이뤄졌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회계공시 지연까지 겹치며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직책수당 관련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025년 하반기 조합비 운영 회계공시도 기존보다 1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조합법상 주요 안건은 총회나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초기업노조는 설립 후 3년 가까이 대의원 선거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의 주요 의사결정은 5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 집중돼 있다.
대의원회라는 견제 장치가 부재한 가운데 사내 게시판과 블라인드 등에서는 ▲직책수당 편성 권한 집중 ▲조합비 사용 내역 비공개 ▲절차적 정당성 문제 등을 둘러싼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가 사측과 임금·단체협상 및 쟁의를 진행 중인 민감한 시점에 내부 신뢰가 흔들리면서 대외 협상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업노조가 삼성전자 최대 노조로 자리매김했지만 조합원들의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며 대표성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초기업노조에 탈퇴를 신청한 인원은 4000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DX부문 전체 조합원(약 8500~9000명)의 절반 수준이다. 일일 탈퇴 신청 건수도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다음 날에는 1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퇴 처리가 지연되자 사내 게시판에서는 "파업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처리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한 달 새 탈퇴 신청이 4000건가량 몰려 행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탈퇴 행렬이 이어질 경우 초기업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과반 지위를 잃게 되면 향후 교섭 주도권과 법적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고, DX부문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초기업노조가 DS부문 중심의 이른바 "반쪽짜리 노조"로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일부 DX부문 조합원들은 현 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 추진에 나선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직책수당 신설, 조합비 5배 인상, DS 편향 운영 등 일련의 결정이 모두 7만 조합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5명 운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처리된 결과"라며 "조합원들이 더 이상 노조 지도부를 신뢰하지 못해 집단 이탈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장 한 사람의 월 1000만원 수당과 5명 운영위원회의 깜깜이 운영이 7만 조합원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 지도부가 직책수당 문제를 비롯한 도덕성 논란을 투명하게 해소하고 대의원회를 구성하지 않는 한, 조합원 이탈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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