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 고소 4년 만에 극우 인사 송치
김병헌 대표 등 10명 송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향해 모욕 발언을 해온 강경 보수단체 인사들이 고소 4년 만에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와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 등 10명을 명예훼손 및 모욕 등의 혐의로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수사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2022년 3월 “수요시위 현장에서 반복적인 허위사실 유포와 집회 방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관련 단체 인사들을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당시 시위 장소 인근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사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스피커를 동원해 시위 진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고소장에는 “여성가족부와 '정의왜곡연대'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 등의 발언도 적시됐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의 공방으로 수사는 4년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했다. 2023년 9월 경찰이 일부 피의자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이어진 두 차례의 일부 송치 결정에도 검찰은 번번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언별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 적용 가능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 사이 이른바 ‘핑퐁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 위안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극에 달했다는 게 정의연 측의 주장이다. 피의자들이 별다른 제지 없이 활동을 이어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모욕적 언사가 무분별하게 확산됐고, 오프라인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시위로 번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관련 움직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찰은 이달 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를 6년 만에 걷어냈다. 해당 바리케이드는 2020년 6월 극우단체가 소녀상 인근에서 철거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이어가자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다.
그러나 집회를 주도해 온 김병헌 대표가 지난 3월 구속되면서 집회 동력이 약화하자, 정의연이 경찰과 관할 구청에 바리케이드를 치워 달라고 요청하면서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
나민서 기자 i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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