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2.5mg 맞은 김 부장, 1주일 지나니…비만치료제가 바꾼 문화
"성지 처방 최저가" 어디? 단약 후 유지관리 시장 커질듯

"이번 주차 용량 올리신 분들, 부작용 어떠신가요?"
50대 초반의 직장인 윤 모씨는 최근 큰 마음을 먹고 1주당 2.5mg의 마운자로를 처방받았다. 한 달치 가격은 약 35만원. 부작용과 주사 주입 방식이 염려됐지만 '의지'를 시험하는 운동과 식이요법 위주의 다이어트에 질릴 대로 질린 터다.
투약 첫 주 몸무게가 3kg 줄었다. 식욕 감소 효과에 식단을 조절하려는 의식적 노력도 작용했다. 석 달 후 몸무게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 추후 운동도 병행해볼 계획이다.

소셜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가 올해 1~4월 블로그·커뮤니티·인스타그램을 분석한 결과 비만치료제 관련 언급량은 블로그 8만6000건, 커뮤니티 11만건, 인스타그램 9800건에 달했다.
숫자보다 더 주목할 것은 '말하는 방식'의 변화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다이어트 담론의 중심 언어는 '식단', '운동', '의지', '생활습관'이었다. 반면 지금 커뮤니티를 가득 채우는 말은 '처방', '용량', '주차', '단약'이다.
커뮤니티에서 '다이어트' 월평균 언급량은 위고비 출시 전인 2024년 상반기 약 3만3000건에서 2026년 1~3월에는 평균 약 12만3000건으로, 1년 반 만에 3.7배 폭증했다.

반면 최근에는 비만치료·비만질환·대사질환 관련 언급이 출시 전 대비 24% 증가했고, "비만은 관리가 아닌 치료"라는 표현이 일반 사용자 게시물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내 의지가 약한 게 아니라 호르몬의 문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비만을 '생활 습관의 결과'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대사 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된 것.
요요에 대한 담론도 달라졌다. 출시 전 블로그에서 '요요'는 월평균 약 1만2000건 등장했는데, 대부분 식단 실패나 운동 중단이 이유였다. 최근 요요 언급량은 월평균 약 1만9000건으로 전보다 늘었지만, 맥락이 완전히 바뀌었다.
"위고비 끊으니 확실히 찌네", "단약 후 유지가 진짜 문제"처럼 약물 중단 이후의 관리를 걱정하는 새로운 요요 담론이 형성됐다. '열심히 해도 요요'에서 '약 끊으면 요요'로, 요요의 원인이 달라진 것이다.

효과가 있어도 비용은 부담된다. 주 1회 투약 기준 한달에 최소 수십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보험도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비용을 아끼려는 누리꾼들은 '성지 순례' 문화까지 만들어 냈다. 전국 100곳 이상에서 "○○ 마운자로 성지 처방 최저가" 형태의 게시물이 양산됐다. 온누리 상품권 7% 할인을 활용하는 방법,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국 목록, 병원·약국별 가격 비교까지 공유된다.
커뮤니티에서는 비만치료제 가격 관련 키워드가 2만3000건으로 가장 많은 카테고리를 차지한다. 부작용 관련 언급량도 2만2000건으로 가격 카테고리 다음으로 많았다. "불편하지만 참을 만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고, 부작용 탓에 투약을 중단한 이용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추후 경구용 비만치료제 출시가 체중감량제의 '주사 장벽'을 해소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단약 후 체중 유지를 위한 식단·운동 루틴, 보조 제품 등 '포스트 비만치료제'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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