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7개 크기 철도기지서 KTX와 SRT '입맞춤이'…

김동훈 2026. 5. 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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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SRT도 살피는 코레일 '호남차량정비단'
내부 선로만 21.4km 달하는 고속철 전용기지
중련운행 위한 '자동연결기' 국내유일 정비

[광주=김동훈 기자]"쓱싹쓱싹…." 지난 1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봉로에 위치한 '호남철도차량정비단'.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속차량인 'KTX-산천', 'SRT'를 정비하는 소리로 가득한 가운데, 한 작업자가 열차 밑으로 들어가 바퀴에 연신 '붓질'을 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듯 붓질을 통해 차륜(열차 바퀴) 내부의 균열이나 결함 여부를 초음파로 탐지하는 것이다. 이런 결함 여부를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 시각화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작업자들이 차륜을 초음파 탐지하고 있다./사진=코레일 제공

김정만 코레일 중정비 기술부장은 "초음파가 반사되어 돌아오면 결함의 위치와 크기를 판독할 수 있는 등 미세 결함을 탐지하고 있다"며 "30만km 주행마다 이런 검사를 하는데, 이는 열차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작업인 까닭에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갖춘 직원이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철도차량정비단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고속철도 차량 유지보수 전용 기지다. 기지 주변으로 동쪽은 호남선, 서쪽은 호남고속선이 지난다. 두 선로가 남쪽에서 합쳐지기 직전 위치다. 실내 정비를 위한 거대한 정비창과 정비용 선로가 빼곡히 얽혀 들어선 곳이었다.

호남철도차량정비단의 동시 인양기./사진=코레일 제공

이재옥 호남철도차량정비단장은 "두 대의 열차를 잇는 부품인 '자동 연결기'를 분해해 정비하고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지"라며 "수도권(고양)·대전·부산·호남·시흥 등 5곳의 국내 철도차량정비단 중 세 번째로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속철도 차량 6대가량을 나란히 세워두고 정비할 수 있을 정도로 장대한 규모였다. 코레일에 따르면 호남정비단의 부지 규모는 축구장 37개 규모인 26만6000㎡에 달한다. 또한 기지 내 선로 길이를 모두 더하면 21.4km로 서울역에서 안양역 간 거리(23.9km)와 비슷하다.

부지가 거대하고 정비하는 차량이 많은 만큼 유지보수 자재 관리는 자동화하고 있었다. 자동화 창고에 가보니 높이 11m의 '수직랙'을 오가는 로봇이 고속열차 유지보수 자재를 입고해 보관·출고까지 척척 해냈다. 창고에서 다루는 자재 품목은 3094종, 91만개에 달한다.

코레일 호남철도차량정비단의 자동화 창고./사진=코레일 제공

한기업 고속차량운영처장은 "주요장치의 기능을 확인하고 윤활유 보충 등을 하는 '기본 정비'는 5000km마다 하고, 차량 주요 구성품이나 소모품 교체 등이 이뤄지는 '전반 정비'는 60만km가 도래하면 한다"고 했다.

여름을 앞두고 공조장치(에어컨) 정비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냉매를 보충, 회수하는 등 여름에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에너지 효율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정비단은 휴대용 제동 시험기를 이용해 제동장비(브레이크)의 정상 작동 여부도 확인하는 한편, '동시 인양기'를 통해 KTX-산천과 SRT 차량을 분해하지 않고 편성(10칸) 전체를 한 번에 들어올려서 정비하는 장비도 갖추고 있었다.

동시 인양기는 차체 하부 검사와 수선이 가능하며, 다량의 바퀴 부분(대차)를 동시에 교환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인양기 상부에 있는 모터의 좌우 회전 방향에 따라 인양기가 위아래로 동시에 움직인다"며 "인양기의 팔에 해당하는 레버 위에 차량이 올라가 있기 때문에 차량 전체가 상승·하강하게 되고, 이때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동시 인양기의 높이 차이는 4밀리미터 이내에서 자동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차륜(바퀴)은 점검도 한창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특히 차륜의 마모가 진행되면 진동과 소음이 증가, 승차감이 저하되므로 차륜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며 "신품기준 920mm 직경에서 사용후 약 850mm에 도달하면 차륜 교체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드롭테이블 작동 구조./사진=코레일 제공

정비단 일부 구역의 철제 바닥 전체(해치)가 열리는 방식을 동원해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바퀴 부분을 한 개씩 별도로 유지보수하는 장비도 시연됐다. 이 장비는 '드롭 테이블'이다. 고속열차에서 정비품을 분리한 뒤 해치를 개방하고 정비품을 이동시켜 대차와 차축, 견인 전동기를 정비한다.

중련 연결 시연은 정비단 시연의 정점이었다. 서로 다른 운영기관의 열차 SRT와 KTX를 연결하는 것이다. 중련 연결이 완료되면 앞 열차 운전자가 보는 화면에 2개의 열차가 동시에 보이며, 전체 열차 제어도 가능하게 된다.

KTX-산천이 먼저 헤드 커버를 열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SRT도 헤드커버를 열고 천천히 다가섰다. 1분 안팎의 시간에 둘은 '푸시식' 소리와 함께 볼트와 너트처럼 합체하면서 시연이 끝났다.

현장 관계자는 "이번에 시연한 400번대 차량이 KTX-산천 시리즈의 최신 차종인데, 이 차량에 추가된 장치들을 다른 차량에서도 제어할 수 있게 하는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도 했다"며 "작년 10월 소프트웨어 개발 후 지난달 말 기준 KTX-산천 계열에 적용하면서 주기적으로 안전화 시운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KTX-산천과 SRT가 연결되고 있다./사진=코레일 제공

오는 9월로 예정된 코레일과 에스알의 기관 통합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이기도 하다. 양 기관은 KTX와 SRT를 연결해 운행하는 '시범 중련열차'를 지난 15일부터 도입한 바 있다. 

이런 운행을 통해 열차 좌석 공급 확대, 운임 인하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시범 중련운행을 경부선과 호남선 구간에서 진행한다"며 "중련 운행하게 되면 각 410석으로 구성된 것을 810석으로 운행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교통시대]'수서역에서 KTX, 서울역서 SRT 타볼까'(2월24일)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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