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정비선에서 초음파로 열차 점검…동시인양기 등 전문설비 갖춰 고속열차 안전 책임
광주 하남역 옆 ‘고속철 심장’…KTX·SRT 220량 책임지는 호남고속차량정비센터 현장
KTX·SRT 연결하는 ‘자동연결기’ 분해 및 정비·성능시험 가능한 유일 기지
합동 시운전 앞두고 통합 소프트웨어 최종 적용 완료

SRT 열차의 끝부분 덮개가 열리자 그 안에 있던 자동연결기 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발차준비가 완료된 SRT는 시동을 거는 큰 소리와 함께 천천히 이동해 KTX의 자동연결기 부분으로 다가갔고 즉시 두 연결기 헤드가 하나로 결합했다. KTX와 SRT의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련연결’의 순간이다. 컴퓨터 장치인 열차제어시스템에 의해 선두에 있는 열차의 운전실에서 후부의 열차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으며, 도착지가 다른 경우 분리도 가능하다.
17일 기자가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수동 호남선 하남역 인근에 자리한 호남차량정비사업단은 자동연결기의 분해 및 성능 검사가 가능한 유일한 기지다. 현재 호남철도차량정비단이 공들이고 있는 과제는 바로 이 자동연결기를 통한 중련연결 기술이다. 기지에서 정비하는 고속차량은 KTX-산천(2012년), KTX-호남(2015년), SR 고속차량(2016년), KTX-원강(2017년) 등 4개 차종으로, 각각 도입 시기와 요구사항이 달라 종합제어장치(TDCS) 소프트웨어가 제각각이다. 특히 KTX-원강은 1C1M 방식의 모터블록 제어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MVB 통신 기반 충전기 등 다른 차종에 없는 신규장치를 탑재해 통합 제어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4개 차종의 TDCS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 추진됐다. 지난해 10월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을 마쳤고, 올해 4월 15일 현차 테스트와 30일 최종 적용을 완료했다. 오는 9월 통합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통합운행 전 KTX·SRT 합동 중련시험 시운전으로 소프트웨어 오류를 선제적으로 잡는다는 방침이다. 핵심 개선 사항은 KTX-원강의 신규장치 반영을 위한 통신주기 상향(125㎳→175㎳)이다.
자동연결기는 이 모든 중련기술의 물리적 출발점이다. 길이 1420㎜, 중량 약 995㎏의 장치로 두 편성이 결합할 때 기계적·전기적·공압적 연결을 동시에 수행한다. 전후진 시험, 체결시험, 공기 누설시험, 절연저항·내압시험, 도통시험, 자동·수동 해방 등 11개 항목을 검사하며, KTX-산천Ⅰ·Ⅱ(호남)·Ⅳ(원강) 3개 차종에 적용된다. 이 자동연결기를 분해 정비하고 완전한 성능 시험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지는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이 곳은 2014년 12월 부산철도차량정비단 산하 호남고속차량정비센터로 출범했다. 이듬해인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으며, 2016년 10월 독립 조직인 호남철도차량정비단으로 분리 승격됐다. 호남 유일의 고속차량 전용 정비기지로, KTX-산천Ⅱ(호남) 22편성 220량의 경·중정비와 KTX 및 KTX-산천Ⅰ의 경정비를 주요 임무로 한다. SRT의 차량 소유자는 코레일이지만 운영은 SR이 맡고 있어, 이 기지에서는 코레일과 SR 소속 차량이 함께 정비를 받는 독특한 구조가 형성돼 있다.
기지는 총 14개 정비선과 부품 분해정비 작업장을 갖추고 고속차량 유지보수 전반을 담당한다. 주요 설비로는 한 편성 전체를 동시에 들어 올려 모든 대차를 한꺼번에 교환할 수 있는 동시인양기(Z3선, 26대), 한 개 대차만 선택적으로 교환하는 드롭테이블(Z4선), 고속차량 소요 물품을 자동으로 수납·운반하는 자동화창고, ATC·ATP·ATS 지상신호설비를 구축한 구내 시험선 등이 있다.
유지보수는 경정비와 중정비로 나뉜다. 경정비는 주행장치·제동장치·신호장치·주전력변환장치·공기조화장치·객실설비·방송장치 등 차량 전반의 기능 유지를 위한 작업으로, 5000km 기본정비부터 60만km 전반정비까지 6단계로 구분된다. 중정비는 대차·차축·차륜·감속장치·동력전달장치·베어링·자동연결기 등 핵심 주행장치를 분해해 정밀 점검한다.
정비 프로세스는 7단계로 체계화돼 있다. 고장코드 무선전송장치(FWTS)로 이상 여부를 사전 분석한 뒤 자동 세척을 거쳐 정비선에 입고한다. 한기업 코레일 고속차량운영처장은 “전기장치(견인·보조, 차상·신호, 공기·제동)·기계장치(주행·연결, 동력전달, 현수)·차체장치(승강문·출입문, 공조·위생, 객실설비)로 분야를 나눠 동시에 작업이 이뤄진다”며 “이후 시험선 시운전과 출발 전 최종 점검을 거쳐 출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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