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민 야말이 흔든 팔레스타인 국기, 축구 넘어 전쟁·정치 논쟁으로 확산

김세훈 기자 2026. 5. 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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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샤티 난민촌 전쟁 잔해 위에서 팔레스타인 예술가들이 지난 13일 라민 야말이 바르셀로나 우승 퍼레이드 도중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모습을 담은 벽화를 그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축구 스타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팔레스타인 국기 퍼포먼스를 둘러싼 온라인 논쟁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야말은 최근 FC 바르셀로나의 라리가 우승 퍼레이드 도중 팬들이 건넨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고, 해당 장면은 SNS와 해외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디애슬레틱은 이 행동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강한 반응을 불러왔다고 16일 전했다.

가장 많은 반응은 “팔레스타인 지지와 하마스 지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댓글 이용자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에 대한 연대를 표현하는 것까지 증오 선동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치다”며 야말을 옹호했다. “이스라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과 유대인을 혐오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이 큰 공감을 얻었다. 일부 팬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든 것만으로 하마스 지지자로 몰아가는 것은 의도적인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친이스라엘 성향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는 현재 전쟁 상황에서 강한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다”며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공개 석상에서 이를 흔드는 순간 정치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팬들은 “팔레스타인 지지가 결국 하마스 정당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논쟁은 자연스럽게 하마스에 대한 평가로까지 이어졌다. 일부 댓글은 하마스를 “점령과 식민 지배에 맞선 저항 조직”이라고 표현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반(反)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이나 반식민지 독립운동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이용자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을 비판할 수는 있어도 민간인 학살과 테러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지만 하마스를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중간 입장도 적지 않았다.

디애슬레틱 댓글창에서는 오히려 과격한 온라인 언어가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 자체를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모든 반대 의견을 시오니스트나 테러 지지자로 몰아가는 순간 설득은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다른 팬들은 “이스라엘 정부 역시 팔레스타인 연대를 반유대주의와 동일시하며 비판 자체를 봉쇄하려 한다”고 맞섰다. 디애슬레틱은 “이번 논란은 스포츠 스타의 행동이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국제 정치와 사회 갈등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성향 정치·무장 조직으로 1987년 팔레스타인 민중봉기 시기에 등장해 “이스라엘 점령 저항”을 내세우며 세력을 키웠다. 학교·병원·복지 등을 운영하는 정치·사회 조직 성격과 함께 무장 투쟁을 벌이는 군사 조직 성격도 동시에 갖고 있으며, 2006년 총선 승리 이후 가자지구의 실질적 통치 세력이 됐다.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유럽연합(EU) 등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저항 세력”이라는 평가와 “오히려 주민 희생을 키웠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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