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찍고 급락한 코스피…증권가 "고비보다 추가상승 동력"
외국인 매도·환율 부담에 상승분 반납
로봇·자동차·2차전지로 동력 확산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8000선을 넘어선 뒤 향후 지수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외국인 매도와 환율 부담이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장세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되면서 지수가 최대 1만500까지 열려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는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수는 장 초반 8000선을 넘어섰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밀려 상승분을 반납하고 7493까지 밀리며 장을 마쳤다.
이번 급락에는 국제유가 추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 종료 등이 큰 영향을 미쳐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보다 1.72달러 오른 107.48달러 거래됐고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날 보다 2.10달러 뛰며 103.35달러까지 치솟았다.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점도 외국인 수급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한 주요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실적 개선 전망이 지수 눈높이를 끌어올린 것 풀이된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랠리를 주도했다. 여기에 로봇과 자동차, 2차전지 관련주까지 강세를 보이며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을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수는 급등 이후 밀렸지만, 8000선 진입을 뒷받침한 이익 전망 상향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확대를 근거로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 7500에서 10500으로 올렸다.
목표지수 상향의 핵심 근거는 반도체 이익 개선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25년 91조원에서 2026년 630조원, 2027년 90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를 반영한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919조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수준이다. 2027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1240조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도 지수 상단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AI 시장이 에이전틱 AI(Agentic AI)와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피지컬 AI(Physical AI)로 확장되면서 실시간 추론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용량 확대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단순 하드웨어 부품을 넘어 AI 인프라 성능을 좌우하는 희소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반도체 외 업종에서 추가 상승 동력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자동차와 2차전지 강세가 코스피의 8000선 돌파를 이끌었다고 언급했다. 로봇 모멘텀이 양 시장을 지지하면서 현대차와 LG그룹주가 강세를 보였다는 관측이다.
김주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피지컬 AI(Physical AI) 수혜주 키 맞추기가 현대차그룹주에서 LG그룹주로 확산됐다고 짚었다. 그는 LG전자와 LG씨엔에스 등 주요 LG그룹주에는 로보틱스 모멘텀이 부각됐고, 삼성전기는 AI 서버 시장 확대에 따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봤다.
이은택 연구원은 "급등에 따른 불안감은 있지만, 버블은 단지 크게 올랐다고 해서 스스로 붕괴하는 법이 없다"며 "붕괴를 위해서는 명확한 시그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몇 포인트까지 오를까?'보다 '언제까지 상승이 지속될까?'가 더 좋은 질문"이라며 "이번에는 AI 관련주인 반도체, 전력, 우주, 로봇 등이 단연 주도주"라고 설명했다.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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