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나흘새 LNG선 2.6조원 수주...중동 전쟁發 특수에 수주 랠리
국내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올해 누적 수주액이 4개월 반 만에 작년 연간 수주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조선 3사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191억6000만달러(약 28조7000억원)로 집계돼 지난해 연간 실적의 53%를 이미 확보했다.
수주 랠리의 배경은 중동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LNG선 호황 전망은 ‘카타르발 대규모 2차 발주’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란 전쟁 여파로 세계 2위 LNG 수출국 카타르가 타격을 받으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대기업들이 북미, 남미, 호주 등으로 LNG 수입선을 일제히 다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동 중심의 단거리 노선이 북미~아시아·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대체되면서 전 세계 바다를 오가는 LNG선의 운항 거리가 크게 늘어났다. 운송 거리가 늘어나면서 항구에 빈 배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심화됐고, 결국 LNG 운반선 시장의 60%가량을 장악한 한국 조선소로 수주가 몰리고 있다.

◇나흘 새 LNG선만 2.6조원 수주
이 같은 ‘공급망 다변화 특수’를 증명하듯 조선 3사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동안에만 척당 3500억원을 웃도는 LNG 운반선 7척(총 2조6061억원 규모)을 수주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북미 및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로부터 1조4924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중공업이 각각 2척씩 건조해 2029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만 LNG 운반선 총 16척을 수주해 작년 연간 수주량(7척)의 두 배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오세아니아 선사와 LNG선 2척(7505억원) 건조 계약을 체결했고, 한화오션은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1척(3632억원)을 수주했다.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극저온 액체 상태로 운송해야 하는 LNG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는 점유율 60% 수준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특정 지역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낮추려는 글로벌 선주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LNG 운송 거리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LNG선 수요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선가 부담에 발주를 미뤘던 선주들이 북미 지역의 대형 LNG 프로젝트 입찰 본격화에 맞춰 더는 발주를 늦출 수 없게 된 점도 수주 랠리의 배경으로 꼽힌다.
◇3사 연간 영업익, 전년비 50% 증가 전망
조선 3사의 연간 목표 달성률과 실적 지표도 호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지금까지 총 118억2000만달러(약 17조7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233억1000만달러)의 50.7%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39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수주해 연간 상선 수주 목표치(57억달러)의 68.4%를 이미 채웠다. 연간 목표치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은 한화오션도 34억4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수주, 작년 같은 기간(30억달러) 실적을 넘어섰다.
수주 호조는 분기 실적에도 반영됐다. 올 1분기 대형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70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09억원) 대비 66.8% 급증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16.7%)과 한화오션(13.7%)은 나란히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조선업은 인건비와 원자재비 비율이 높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 어려운 업종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조선 3사의 연간 합산 이익이 작년(5조8758억원)보다 48.4% 늘어난 8조71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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