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기업] KAI, KF-21 200대 수출 가능할까?

임준혁 기자 2026. 5.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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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화 지연 우려 제기...KAI “계획대로 일정 맞춰야”
내년 양산 예산 승인 여부 불투명...조기 수출론 부상
4.5세대 전투기 KF-21...美·EU 아성에 직접 경쟁 불리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 1호기가 공개됐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차세대 국산 전투기 KF-21의 체계 종합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최근 제기된 전력화 지연 우려에 대해 내년 양산 예산 승인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당국의 예산 삭감 논란이 현실화돼 전력화 사업 초도 물량 납품이 지연될 경우 생산 효율 저하와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 진출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당초 계획대로 전력화 일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면 재정 당국 기조상 KF-21 양산처럼 단일 방위력개선사업에서 연간 2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사례가 전무해 제작사인 KAI의 바람대로 내년 양산 예산 승인이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전력화 일정 지연 시 KAI는 수출로 이를 만회할 수밖에 없지만 해외시장 개척도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종출 KAI 사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KF-21의 전력화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27년 양산 예산 승인이 필수"라고 언급했다.

▲ 김종출 KAI 사장 "수출 상담 물량 200대+α"

지난 7일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한 KF-21은 하반기 양산 1호기를 공군에 인도하며 본격 전력화가 시작된다. 이에 따라 수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상담이 진행 중인 KF-21의 잠재 수출 물량은 '200대+알파'"라며 "수출형 모델로 진화하면 최대 1000대까지 수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FA-50과 상호 운용성을 가진 인도네시아와는 수출 계약이 거의 막바지 단계이며 필리핀·말레이시아·폴란드와도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공동 연구개발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와 K-방산 운영 경험을 활용한 마케팅 국가인 태국·이집트·이라크와도 KF-21 수출 상담이 진행 중이란 설명이다.

KF-21이 공군의 대표 노후 기종인 F-4·F-5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내수용'으로 우선 개발됐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출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 KAI 1분기 완제기 수출 매출 전년 比 79.5%↑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사인 KAI는 최근 전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성장했다. 실제 KAI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1분기 전체 매출에서 국내사업은 5479억원으로 집계됐다. KAI의 국내사업 매출은 KF-21 등 체계 개발사업 매출과 LAH 및 FA-50GF 상환기 납품 확대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1% 늘었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관 전경./KAI

같은 기간 완제기 수출로 발생한 매출은 307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9.5% 상승했다. TA-50 고등훈련기의 인도네시아 납품 개시와 폴란드·말레이시아향(向) FA-50 경공격기 사업 진행률이 늘어남에 따라 80%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다고 KAI는 설명했다.

지난 3월 김종출 사장 취임 이후 KAI는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2026년 임단협 조인식 및 노사 상생 협약 선언식을 갖고 올해 경영목표 달성과 '원팀(One Team) KAI'로서 노사 협력을 결의했다. 노사 양측은 KF-21·미르온 등 주력 기종의 적기 납품과 생산 안정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강화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안정과 생산 체계 강화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예산 문제로 전력화 지연 시 '플랜B' 대응 필요

방산업계에선 KAI의 KF-21 양산과 FA-50 추가 수출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 상승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KF-21 양산과 수출 성과에 따라 전략적 가치가 더 부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방위사업청과 군 당국이 예산 한정을 이유로 현재 검토 중인 KF-21 양산 일정 조정이 현실화되면 KAI는 생산라인과 매출 유지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 강화란 '플랜B'를 실행해야 한다.

실제 프랑스의 미라지 F1 전투기 생산량 중 수출 비중은 66%, 미라지 2000 모델은 50%, 라팔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인 닷소는 이를 통해 프랑스 정부의 발주 지연 또는 주문량 축소 등의 정책 변화에 대응해 왔다.

▲ 제3국 공동개발 다양한 변수...美 수출 허가 필수

문제는 한국이 프랑스와 달리 해외시장 개척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4.5세대 전투기인 KF-21은 관련 시장에 이미 유럽·중국·미국 등 글로벌 항공우주 기업들이 생산한 기종들 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KAI가 후발주자인 만큼 이들 글로벌 항공우주 메이저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할 필리핀 공군의 FA-50PH 전투기./KAI

이에 일각에선 통상적인 수출 외에 잠재적 구매국의 투자를 받아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중동 국가에서 공동개발의 일환으로 F/A-18G와 유사한 개념의 KF-21 전자전 버전과 5세대 스텔스 버전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공동개발은 기술이전과 수출승인 등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구매국의 '운용 권리'와 판매국의 '기술 주권' 간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KF-21도 추가 수출을 위한 제3국과의 공동개발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F-21의 추가 수출 및 제3국과의 공동개발은 미국과의 외교적 사안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KF-21 엔진은 미국 GE의 F414-GE-400K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에서 면허 생산 중이지만 미국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에 제3국 수출 시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따라 미 국무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 "금융·외교·산업협력 지원...엔진 국산화 병행돼야"

이 밖에도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가 수출 추진 시 △다중 수출 통제체제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고 △개발비 부담 △소량 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 실패에 개발비까지 추가돼 나타나는 '단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방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제3국과의 공동개발에 따른 이러한 리스크들을 감안할 때 KF-21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포괄적·혁신적인 수출 전략이 요구된다고 방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방산 전문가는 "프랑스가 라팔 전투기를 수출할 때 금융지원을 했던 것처럼 KF-21의 해외 판매에서도 융자 등 금융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입찰에서 경험했듯이 청와대가 직접 주도하는 최고위급 수준의 정치·외교적 지원과 수입국의 경제·산업 동반자급 공급망 기여, 산업 협력 제안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ITAR이란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KF-21의 엔진 국산화와 핵심 소재·부품의 기술 자립도 추진해야 한다"며 "미티어 장거리 공대공미사일과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등을 통합함으로써 성능이 검증된 무기체계 패키지 제공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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