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업혔다” 지창욱·김신록, ‘군체’서 현실남매 연기로 생존 액션 완성 [2026 칸 라이브]
지창욱 “김신록 업고 연기, 실제로는 내가 의지”
김신록 “‘군체’, 연상호 감독 작품 중 최고 수준”
‘군체’에서 현희(김신록)와 현석(지창욱) 남매는 관객이 가장 감정이입하게 되는 인물이다. 빌딩 보안팀 직원 현석은 누나와 함께 건물에 있다가 좀비 사태에 휘말린다. 장애가 있는 현희는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하고, 현석은 그런 누나를 업고 생존을 도모한다. 이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에 땀을 쥐게 된다.
타인을 등에 업은 채 좀비와 싸우고 도망치는 액션은 흔치 않은 설정이다. 지창욱은 더미 없이 실제로 김신록을 업은 상태로 내내 촬영을 이어갔다. 업은 사람도, 업힌 사람도 쉽지 않았을 연기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 ‘군체‘는 16일(현지시간) 새벽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개됐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이 영화 월드 프리미어에는 2300여 석 규모 상영관이 관객으로 가득 찼고, 상영이 끝난 뒤에는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김신록 역시 “업혀서 몸을 같이 부딪치며 서로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갔다”며 “서로 애틋한 상태로 연기하니 관객들에게도 남매의 대사나 변화하는 모습이 직관적으로 납득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배우는 남매의 전사(前史)를 구체적으로 구축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했지만, 구구절절한 설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가족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둘의 관계가 끈끈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플래시백이나 대사가 없어도 둘의 관계가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남매의 관계는 신파로 흐르지 않는다. 쿨하다. 김신록은 “한국에서 흔히 ‘남매’ 하면 떠올리는, 따뜻한 말도 진솔한 말도 잘 못 하는 남매”라고 표현했다.
지창욱은 “현석은 굉장히 보통의 사람”이라며 “위험한 상황일수록 본성이 나온다고들 하는데, 누나가 자기를 희생해 다른 사람을 살리려 할 때 ‘가만히 좀 있어’, ‘하지 마’라고 반응하는 현실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부분 때문에 처음부터 현석에 공감 많이 갔다”고 덧붙였다.
‘군체’의 좀비는 진화하는 존재다. 네 발로 걷던 것이 두 발로 서고, 인간을 식별해 공격하는 단계로 발전한다. 이에 따라 좀비의 움직임도 기존 좀비물보다 훨씬 다채로워야 했다.

지창욱 역시 “‘군체’의 좀비 연기가 한동안 회자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훌륭했다”며 “기계적으로 움직이거나 단순히 사람을 보면 달려드는 게 아니라 고민하는 눈빛이 보였다”고 말했다.
칸 현장에 대한 소감도 이어졌다. 두 배우 모두 처음 밟은 칸 레드카펫. 김신록은 “2300여명을 수용하는 극장에서 환호를 받은 건 처음이라 정신이 없었다”며 “영화에 대한 환대로 느껴져 감사했다”고 말했다.
지창욱은 “전 세계 영화인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인 이 도시에 함께한다는 것만으로 하루하루가 비현실적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긴 레드카펫을 걸은 것, 2층 관객까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박수치는 장면까지 모두 감격스럽고도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신록은 ‘군체’의 좀비 설정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고 AI나 빅데이터, 집단지성 같은 동시대적 키워드와 맞닿아 있는 진화형 좀비라는 점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현대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상호 감독 작품의 힘은, 계몽적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대신 아주 엔터테이닝한 콘텐츠 안에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편집, 미술, 음악….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실제 살아있는 세계를 만든 힘 있는 작품입니다. 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군체’가 연상호 감독님 작품 중 정점이 아닐까 싶어요.”
칸=이규희 기자 lk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달 8000만원 버는 토니안, 슈퍼카 3대 날리고 ‘재무제표’ 뜯어보는 이유
- 채소를 사 먹는 게 신기했던 산골 소년…‘초롱이’ 이영표가 증명한 헌신의 가치
- 친부 떠난 뒤 만난 새아버지…조현아·선미가 성까지 바꾸려 한 이유
- 데뷔 했지만 여전히 ‘미생’…박경혜·최지수·임주환의 태도는 달랐다
- 쥐 나오던 지하실에서 157억 매출까지…브라이언이 쓴 20년의 기록
- 하루 2억원 벌던 전성기 사라진 자리, 편승엽이 5남매를 키워낸 방식
- 폐지 줍던 엄마 건물주로…가난 공포 ‘부동산’으로 지운 서인국·지디·조권
- ‘천만 배우’가 미역을 감았다?…박지훈이 ‘왕’에서 ‘취사병’이 된 건에 관하여
- 감자밭 매던 소녀, 상금 3억 당구 여제로…‘캄보디아 김연아’ 피아비의 기적
- 세금 다 냈는데 압류?…김사랑 아파트 논란이 보여준 ‘행정의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