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한 번 했었는데…" 감독과 말다툼할 각오까지, KBO 역수출 신화 37세에 첫 감격 'MLB 역대 최고령 2위'

이상학 2026. 5. 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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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투수 메릴 켈리(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완투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완투였다. 

켈리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치러진 2026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완투승으로 애리조나의 9-1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3승(3패)째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을 7.62에서 5.91로 낮췄다. 

1회 헌터 굿맨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으로 5회 2사부터 9회 1사까지 11타자 연속 아웃을 잡아내며 콜로라도 타선을 압도했다. 8회 단 4개의 공으로 끝낸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마지막 타자 TJ 럼필드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정확히 100구로 직접 경기를 끝냈다. 최고 시속 93.8마일(151.0km), 평균 91.1마일(146.6km) 포심 패스트볼(31개)을 비롯해 체인지업(26개), 슬라이더(17개), 커터(12개), 커브(8개), 싱커(6개) 등 6가지 구종이 존 낮게 형성됐고, 내야 땅볼만 12개를 유도하며 맞혀잡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8시즌 177경기 만에 이룬 완투였다. 지난 2022년 5월7일 콜로라도 상대로 체이스필드 홈경기에서 8⅔이닝 106구 1실점으로 아깝게 완투를 놓친 적이 있는데 이날은 같은 팀 상대로 마침내 첫 완투승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 후 ‘애리조나 센트럴’을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켈리는 “8회를 공 4개로 끝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그때부터는 경기에서 빠질 생각이 없었다. 9회에도 무조건 나갈 생각이었다”며 “9회 2루타를 맞은 뒤 나를 바꾸려고 했다면 감독과 말다툼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가 16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9회 완투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전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최근 켈리의 다리 경련 증세와 덴버의 고지대 환경을 고려해 평소보다 일찍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8회까지 투구수는 82개로 여유가 있었고, 켈리는 9회 등판 의지를 드러냈다. 로불로 감독은 “95구까지 가면 초조해질 것 같다”고 말했지만 켈리는 “7~10구 정도 더 던지겠다”며 완투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로불로 감독은 “켈리에겐 아직 체력이 남아있었다. 9회에도 시속 92~93마일을 던졌다며 “그가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성장 과정 초기에 겪은 힘든 순간들이 떠올랐다. 오랜 시간 켈리와 함께했는데 특별한 순간을 완성한 그가 정말 자랑스러웠다”며 기뻐했다. 

켈리는 “야구를 꽤 오랫동안 해왔다. 한국에서 완투를 한 번 한 것 같은데 메이저리그에서 첫 완투승을 8년차에, 그것도 37세의 나이에 해낸 것은 멋진 일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OSEN=지형준 기자] SK 시절 메릴 켈리. 2015.06.23 /jpnews@osen.co.kr

켈리는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이었던 지난 2015년 7월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바 있다. 2018년까지 한국에서 4년을 뛰며 거둔 유일한 완투였고, 그로부터 1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 두 번째 완투를 달성했다. 

이날 켈리의 완투승은 여러 가지 진기록을 낳았다. MLB.com에 따르면 37세 213일의 나이인 켈리는 1995년 개장한 쿠어스필드 32년 역사상 최고령 완투승 투수가 됐다. 지난 8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첫 완투승을 거둔 투수 중 두 번째 많은 나이로 1950년 5월22일 워싱턴 내셔널스(현 미네소타 트윈스) 당시 39세 26일이었던 코니에 마레로 다음 기록이다. 또한 쿠어스필드에서 원정팀 투수 최초로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하며 투수들의 무덤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지난겨울 2년 4000만 달러 FA 계약으로 애리조나에 돌아온 켈리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됐으나 허리 부상으로 불발됐다. 재활을 거쳐 지난달 중순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켈리는 첫 4경기 평균자책점 9.95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뉴욕 메츠전 7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승리에 이어 이날 완투승까지 2경기 연속 승리하며 반등을 알렸다. /waw@osen.co.kr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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