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진짜 '황금세대' 맞을까…월드컵 한달 앞둔 냉정한 현실 [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6. 5. 17. 0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력을 보다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축구 대표팀을 언급할 때 다들 '역대급 멤버', '황금세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한 세대에서 한 번 가지기 힘든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 내실을 살펴보고 월드컵을 앞둔 현실을 고민할 때다.

ⓒAFPBBNews = News1

▶4년전에 비해 퇴보한 것 아닌가

직전 월드컵인 2022년과 비교해보자. 당시 손흥민은 직전시즌 23골로 아시아 최초의 EPL 득점왕을 차지하며 전성기였다. 이강인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월드컵 직전에는 완전히 팀의 핵심으로 올라서 마요르카는 이강인없이 돌아가지 않는 지경이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뛰어난 시즌을 보낸 후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로 이적했고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세리에A 최고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실제로 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나폴리의 33년만의 우승에 핵심 선수로 활약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황희찬 역시 EPL 울버햄튼 원더러스로 이적해 독일 리그 무득점 부진을 딛고 오히려 EPL에서 5골을 넣으며 주전 멤버로 거듭나 영국으로 완전 이적했다.

이외에도 황의조가 프랑스 리그1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으며 결국 '월드컵 스타'가 됐던 조규성은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수비수 김영권은 김민재와 4년여 동안 호흡을 맞추며 탄탄한 중앙수비 라인을 구축하는 등 국내 선수들도 탄탄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손흥민은 33세로 EPL이 아닌 미국에서 뛰고있고 올시즌 리그 11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분명 전성기와는 다르다. 이강인과 김민재는 파리 생제르맹과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명문팀에서 뛰지만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결장하고 로테이션이 필요한 경기에서만 뛰는 백업 멤버가 된 지 오래다.

황희찬은 EPL에서 조기 강등이 확정된 최약팀 울버햄튼에서도 주전에 밀려 2골을 넣는데 그친 상황이며 황의조는 사생활 문제로 사라졌고 조규성은 그동안 부상에서 오랜 기간 신음하다 올시즌 돌아왔지만 덴마크에서조차 25경기 3골을 넣는 데 그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선수들. ⓒKFA

물론 튀르키예에서 잘하고 있는 오현규를 비롯해 잉글랜드 2부리그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튀르키예 리그는 유럽에서도 UEFA 리그랭킹 9위로 중위권 리그일뿐이며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조차 주전 기회를 잃거나(양민혁), 뚜렷한 공격포인트를 쌓는데 실패한 미드필더들(엄지성, 배준호, 백승호)이 대부분이다. 양현준은 UEFA 리그랭킹 18위인 스코틀랜드서 4년만에 셀틱의 주전급 선수로 거듭나고 있고 이태석과 설영우가 각각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 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두 리그는 UEFA 리그랭킹 17위, 24위 리그에 몇몇 팀들은 K리그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중원 핵심을 해줘야 할 황인범은 올시즌 고작 17경기를 뛰고 네덜란드에서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됐고 골키퍼 김승규와 조현우는 주전경쟁 중이지만 두 선수 모두 30대 중반의 나이에 2018년, 2022년에 비해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더 많아졌고 특히 이강인, 김민재 등은 세계 최고의 명문팀 소속이니 '황금세대'라고 추켜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실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4년전에 비해 선수들의 전성기가 지나거나 활약도가 저조하고 좋은 팀에서 뛰어도 주전에서 밀려 경기를 많이 못 뛰고 있다.

'무늬만 황금세대' 혹은 황금이었지만 '지나가버린' 세대인 셈이다.

▶아시아에서만 깡패였던 홍명보호

논란이 많았지만 홍명보 감독이 2024년 여름 부임한 이후 한국은 성공적으로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렀다. 3차예선 10경기 6승4무 무패로 마치며 B조 1위로 압도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3차예선 참가팀 중 유일한 무패팀이기도 했다.

선임논란과 국정감사 등으로 큰 비난을 받았던 홍명보 감독은 3차예선을 치르는 1년사이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를 많이 줄였다.

문제는 본선 확정 이후였다. 남은 1년은 평가전을 치르며 월드컵 준비를 하는 상황에서 결과도,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특히 브라질에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0-5 대패를 당한건 물론 지난 3월 A매치에서는 실망스러운 경기력 끝에 코트디부아르에 0-4, 오스트리아에 0-1로 지며 리허설을 망치고 말았다.

아시아 예선에서 잘해오던 4백을 버리고 3백으로 갈아타며 수비 안정화와 경기력 어떤 것도 잡지 못하며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물론 핵심 미드필더로 생각했던 박용우와 원두재의 장기 부상 이탈과 아시아보다 더 강한 상대를 월드컵에서 만나야하는 상황에서 홍 감독의 불가피한 변화였겠지만 1년간 이 전술의 확실성을 느낄 수 없던 것이 축구팬들이었다.

ⓒAFPBBNews = News1

▶믿을건 예전보다 약한 상대와 48개국 이점?

그렇다면 마냥 절망적일까. 스포츠는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다. A조 최대 경쟁국인 홈팀 멕시코는 월드컵 대표팀 조기 차출을 놓고 협회와 리그의 충돌로 선수단이 어수선한 상황. 그리고 대부분 홈에서 치른 최근 A매치 11경기에서 3승밖에 하지 못했을 정도로 상황도 좋지 못하다.

3월 플레이오프를 통해 극적으로 월드컵에 오게 된 체코는 월드컵 참가 확정 2개월밖에 되지 않아 급박하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 상대조차 잘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남아공은 그래도 A조 최약체로 분류돼 가장 1승 유력 상대다.

또한 행여 3위를 해도 이번 월드컵부터 기존 32개국이 아닌 48개국 참가로 총 12개조 3위 중 8팀이나 32강 진출이 가능해 조별리그 통과 역시 수월해졌다.

종합하면 오히려 4년 전보다 선수층의 전성기와 전반적인 경기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에서는 잘했지만 세계 수준의 상대를 만나자 한계가 드러났고,  최근 도입한 3백 전술 역시 불안정한 홍명보호의 상황.

그럼에도 이번 월드컵은 비교적 수월한 조 편성과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대회 방식이라는 변수 덕분에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전력에 대한 우려와 환경적 이점이 공존하는 가운데, 월드컵 개막을 한달 앞둔 지금 한국 대표팀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시험대 위에 서 있다.

ⓒAFPBBNews = News1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