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최종회 앞두고 불명예…‘역사 왜곡’ 사과

진주희 MK스포츠 온라인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6. 5. 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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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종영을 불과 하루 앞두고 치명적인 ‘역사 왜곡’ 암초를 만났다.

가상 세계관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조선의 자주적 지위를 깎아내린 안일한 고증이 결국 시청자들의 지독한 역풍을 맞고 백기 사과로 이어졌다.

16일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최종회 방송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터진 이번 사태는 잘 차려놓은 밥상에 스스로 재를 뿌린 격이 됐다.

화려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종영을 불과 하루 앞두고 치명적인 ‘역사 왜곡’ 암초를 만났다. 사진=천정환 기자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전날 방송된 11회였다. 극 중 이안대군(변우석 분)이 온갖 고난을 딛고 마침내 왕위에 오르는 감격적인 즉위식 장면이 전파를 탔다. 주인공의 승전보에 환호해야 할 시청자들은 그러나, 화면 속에 등장한 뼈아픈 왜곡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왕의 즉위식임에도 신하들이 황제를 뜻하는 “만세” 대신 제후국이나 속국을 상징하는 “천세”를 외친 것. 이에 더해 변우석이 착용한 면관 역시 자주적인 황제의 12류면이 아닌, 격하된 9류면관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시청자 게시판은 폭발했다.

가상의 역사라 할지라도 대한민국의 뿌리인 조선의 주권을 화면 속에서 스스로 격하시킨 장면은 대중에게 깊은 모욕감을 선사했다.

제작진은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조선의 예법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사안이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가상과 현실의 맥락이 교차하는 부분을 놓쳤다는 해명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엔 리스크 관리가 너무나 미숙했다. 사극에서 복식과 대사는 극의 ‘근본’을 이루는 뼈대다. 가장 웅장해야 할 즉위식을 속국의 예법으로 채워 넣은 것은, 제작진이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가벼웠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뒤늦게 다시보기 서비스와 재방송에서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실시간으로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로 쌓아 올린 공든 탑이 고증 참사라는 오점 하나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극의 중심에서 열연을 펼친 변우석의 화려한 즉위식 씬은 축하 대신 논란의 증거물로 남게 됐다.

최종회만을 남겨둔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의 긴급 오디오·자막 수정이라는 얇팍한 땜질 처방이 분노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역사 왜곡 드라마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안고 퇴장하게 될지 최종회에 매서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하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 입장 전문
이하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 입장 전문.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입니다. 애정을 갖고 드라마를 지켜봐 주신많은 분께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제작진은 왕의 즉위식에서 왕이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천세’라고 산호하는 장면이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시청자 여러분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제작진이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입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로맨스물인 동시에 대체 역사물의 성격을 지닌 드라마로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부분에 대해 신중하고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했으나, 정교하게 세계관을 다듬고 더욱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추후 재방송 및 VOD, OTT 서비스에서 해당 부분의 오디오와 자막을 최대한 빠르게 수정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저희 제작진은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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