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중 인공지능 법제 국제 학술대회… ‘AI·데이터법 주요 쟁점’ 논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원장 정웅석)·인하대 AI·데이터법학과(주임교수 정영진)·전북대 동북아법연구소(소장 송문호 교수)·심천대 혁신발전법치연구원(원장 예웨이핑)은 5월 16일 서울 수송동 법무법인 Law&A 광화문사무소에서 '제2회 한·중 인공지능 법제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AI와 데이터법의 주요 쟁점'을 주제로 진행됐다. AI 기술과 관련해 △알고리즘 가격 책정 △플랫폼 규제 △국경 간 데이터 이동 △의료·공공 데이터 활용 △공공 AI 법률 서비스 △데이터 부정경쟁 △로봇세 △생성형 AI와 개인정보·저작권 문제 등 AI와 데이터법의 주요 현안들이 논의됐다.
기조 발제를 맡은 왕샤오예 심천대 혁신발전법치연구원 명예원장은 '알고리즘 개인화 가격 책정의 법률과 경제학'을 주제로 발표하며 "알고리즘이 소비자에 따라 개별 맞춤형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은 소비자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사회 공정 원칙을 훼손하는 방식"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소비자들 간의 경제적 수입 차이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동일한 시간,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알고리즘 가격 책정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최고 가격을 지불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의 권리를 훼손할 뿐 아니라 소비자 사이에 마땅히 존재해야 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또 "알고리즘의 가격 책정은 제품 원가, 품질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개별 소비자의 지불 능력에 따라 가격을 '조작'하는 형태다"라고 지적했다.
김영순(사법연수원 32기) 인하대 로스쿨 교수는 '의인화된 AI의 사회적 위험과 규제'를 다뤘다. 김 교수는 "AI 의인화에 대한 연구가 AI 개발자나 상업화를 위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AI 의인화가 가져올 사회적 위험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와의 대화가 단순 공감적 대화를 넘어 애착 관계, 더 나아가 망상적 사고, 감정 조절 장애,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캐릭터닷 AI' 소송 사례를 언급하며 "14세 소년이 밤낮없이 AI와 자살을 부추기는 대화를 나누고 결국 자살한 일이 있었다"며 "이 밖에도 챗GPT가 청소년 및 성인의 자살, 정신 건강에 피해를 입힌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피해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자나 포털 서비스 제공업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을 포기한다고 했다. 인과관계 입증 등 현행법상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설계 단계에서 과도한 정서적 의존과 중독을 유발하는 설계를 제한하는 방법, 운영 단계에서 자살·자해·학대 등 키워드 탐지 시 대화를 중단하고 경고하는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용자가 대화하는 상대방이 AI라는 것을 명확히 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5개 세션에 걸쳐 여러 전문가 발표가 이어졌다. △이상우 인하대 AI·데이터법학과 초빙교수는 'AI 시대 데이터 주권의 재정립과 한중 국경 간 데이터 이동 협력'을 △안재경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공 AI 법률 서비스의 공정성과 접근성 확보를 위한 쟁점과 과제'를 △박요셉(변호사시험 11회) 법률사무소 BizWin 대표변호사는 '로봇세(Robot Taxation)의 도입을 둘러싼 한중 간 조세 정책의 비교'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영진(25기) 인하대 AI·데이터법학과 주임교수는 "이번 학술행사는 2025년 심천대에서 열린 '제1회 한중 인공지능 법제 국제 학술대회'를 이어가기 위한 행사임과 동시에, 장차 지속적으로 이어질 양국 교류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