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안팔래요” 세 낀 집 팔라 했는데, 서울 매물 3000건 줄었다 [부동산360]

홍승희 2026. 5. 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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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수 5일만 4.6% 감소
정부 ‘토허제’ 일부 완화에도 매물 줄어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매수자에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한시 유예한다고 발표한 12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연합]
#. 성동구의 한 나홀로 아파트를 팔려고 내놨던 A씨는 정부가 ‘세 낀 집’ 매도 허용을 토지거래허가구역 전체로 확대한 당일 다시 매물을 내렸다. A씨는 중개사에 “이 집을 팔고 가려던 아파트가 이미 너무 올라, 이곳을 팔아도 갈 수가 없다”며 “당분간 매물을 거두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잠김 효과’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모든 세 낀 집을 매도할 수 있도록 실거주 의무를 유예했지만, 시장에서 즉각적 효과가 나타나기보단 매도인의 관망세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개편 방향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또 여전히 강한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등 제약 요건으로 인해 매물 출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 토허구역 ‘실거주 유예’ 방침 전보다 3000건 빠져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 수는 6만3874건으로, 5일 전(11일·6만6914건)보다 약 3000건(4.6%) 감소했다. 다주택자의 매물이 한참 출회되던 한 달 전(4월 16일)과 비교하면 매매 매물 건수가 7만6369건에서 6만3874건으로 쪼그라들며 1만 건 넘게 빠졌다.

정부는 지난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대상을 임대 중인 주택 전체로 넓혔다. 지난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매물 잠김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다주택자의 매도 물량까지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아직 정책의 효과를 측정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현장에서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이후로 매도자의 관망세가 시작되고, 또 실제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한다.

용산역 인근에서 고가 주상복합을 위주로 중개하는 J공인중개사는 “한 손님은 ‘강남 공인중개사와 통화해 보니, 앞으로 매물이 잠기면서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하더라’며 그 이후에 양도세분을 더한 값에 팔겠다고 매물을 거뒀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 추이/강남3구 한강벨트 최근 신고가 사례

매수자 입장에서도 당장 살 수 있는 유인이 부족하다. 당장 세 낀 매물을 사면, 향후 임차인에게 전세퇴거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현재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이 1억원으로 제한되는 등 대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의 또 다른 H공인중개사는 “세 낀 매물을 사는 매수자는 또 세입자가 나올 때까지 살 집을 따로 구해야 한다”며 “전셋집도 부족한데 나중에 임차인에게 퇴거자금까지 돌려줘야 하니, 매도인이 팔려고 해도 살 이가 없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서울 내 유명한 대단지 아파트도 매물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매물이 1120건에서 571건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더클래시도 95건에서 39건으로 60% 가까이 줄었다. 서초구 잠원동의 메이플자이는 531건에서 265건으로 50% 감소했다.

5월 2째주 강남 0.19% 상승, “‘호가 상승’이 가격에 반영”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현재 주택 시장이 정부의 정책 의도와는 어긋나게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매물 출회’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12일 토지거래허가제 일부 완화 방침을 밝히며 “다주택자의 경우 매도를 못하면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되기 때문에 압박 수단이 확실했던 측면이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왜 풀어주지 않느냐는 민원을 제기한 이들이 있어 양도세 중과만큼은 아니겠으나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매수자에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한시 유예(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함)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막상 시장에선 줄어든 매물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긴장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8% 상승해 직전 주 상승률 0.15%의 두 배에 가까운 오름폭을 보였고, 하락세를 이어가던 강남구도 단번에 0.19% 상승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막판 고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급매물이 활발하게 거래됐던 강남구가 ‘상승전환’ 했다”며 “마지막 다주택자 ‘바겐세일’에 맞춰 거래가 다수 발생하고 매물이 다시 감소함에 따리 호가가 상승한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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