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자동화 확대 속 ‘고용 유지 병행’ 두 마리 토끼 잡기 실험

김해욱 기자 2026. 5. 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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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드론 급증…中 도시 AI 확산 가속화
교통 혼잡·사고 잇따라…자동화 부작용도 현실화
中 정부, 일자리 감소 반발에 속도 조절 나서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 도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대규모 실업으로 인한 반발을 최소화하고자 고용 유지 속 자동화 확대라는 접근법을 내세우고 있다.

16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칭다오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자율주행 배송차와 로보택시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기업 네오릭스는 칭다오에서 약 1200대의 무인 배송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이를 4000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전역의 무인 배송 차량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만3000대를 넘어섰고, 무인 택시는 올해 말까지 1만4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5년 내로 중국 도시에서 운행하는 로보택시가 70만 대에 달해 전체 차량 호출 서비스의 약 12%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배달 플랫폼 메이퇀은 인스턴트 음식 배달 물량의 10%가 드론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기술적, 사회적 한계도 목격되고 있다. 칭다오에서는 무인 배송 차량이 교통 혼잡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운행 시간을 차량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로 제한했고, 우한에서는 바이두 로보택시가 갑작스럽게 멈추는 바람에 발생한 사고가 발생해 로보택시 신규 허가 발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 역시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자동화 확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택시·배달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는 2200만 명에 달한다.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이들은 생계 위협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자동화에 반대해 조직적인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미 2024년 우한에서는 로보택시 확대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해 당국이 로보택시 관련 정보 공개를 제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3월 발표한 경제 계획에서 대규모 실업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지난달엔 AI를 인간 고용을 대체할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권고 지침을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AI 사용 확대를 강조하던 중국 정부가 이러한 지침을 내린 것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이례적인 발언이라고 짚었다.

반발을 의식한 중국 기업들은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메이퇀은 배달 기사들을 대상으로 드론 운영 교육을 시행하고 일부 인력은 물류 관리 등 다른 업무로 전환하는 등 일자리 대체 실험에 나선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자동화 확대가 장기적으로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상황”이라며 “이에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가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정부의 일자리를 보호하며 자동화를 이루겠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