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욱신, 발목도 뻐근...“의사 선생님, 저 뛰어도 될까요?”

이휘빈 기자 2026. 5. 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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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의사에게 듣는 ‘건강한 달리기’ (하)
예리한 통증 1주 넘으면 근육통 아닌 ‘부상’
착지법·속도·보폭, 1~2주에 10%씩 바꿔야
계단 내려갈 땐 무릎 굽히고 발바닥 전체로
아킬레스건염·족저근막염 특히 조심해야
클립아트코리아

러닝화도 샀겠다, 하루하루 뛰는 거리도 늘고, 뱃살도 조금 빠진 것 같고…. 이쯤 되면 러너들은 점차 속도를 낸다. 일상 속에서 훈련을 늘릴 방법도 찾아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쇼트폼 등에 나온 다양한 훈련법을 공부하고, 러닝 동호회에도 참가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근육통과는 다른 날카로운 통증이 덮쳐온다. 이제 막 재미를 붙였는데 부상으로 멈춰야 하나, 걱정이 커진다.

“달리기와 관련된 부상은 대부분 치유됩니다.”

이번에는 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과 함께 달리기 부상의 원인과 대처법을 정리했다. 남 원장은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풀코스마라톤 114회, 철인3종경기 27회, 울트라마라톤 10회를 완주한 달리기 전문가다. 

부상 판별을 위한 ‘일주일 법칙’
클립아트코리아
달리기 부상은 왜 찾아올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이 질문에 남 원장은 세 가지 원인을 짚었다. 반복되는 과부하, 급격한 변화, 몸의 불균형이다. 달리기 부상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신체가 반복적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부상을 줄이려면 몸이 받는 부하를 줄이거나, 이를 버텨낼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마다 근육 발달과 척추 자세가 다르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 근육통과 부상을 구별하는 것은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이다. 남 원장은 “일반적인 근육통은 뻐근한 느낌이 들며 하루 이틀이면 사라지지만, 부상은 통증이 날카롭고 지속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몸이 힘들다면 하루 이틀 쉬고 조깅으로 1㎞를 시험 삼아 달려 몸의 반응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증이 없으면 훈련을 재개해도 좋다. 그러나 휴식과 시험 달리기를 반복해도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부상으로 보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운동 시간·습관에서 천천히 바꿔야
달리기 착지법 수업을 듣는 이가 한번에 리어풋(뒷발) 착지에서 포어풋(앞발)이나 미드풋(중간발) 착지로 바꾸려 하면 어떻게 될까? 높은 쿠션이 들어간 신발에서 낮은 쿠션으로 바꿨거나, 평지에서 언덕이 연속되는 코스로 바꿔 달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도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남 원장은 “무릎이 자꾸 아프다면 달리는 자세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폭이 지나치게 넓거나 몸이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는 경우, 무릎과 허리에 불필요한 충격이 반복된다. 보폭을 좁히고 발걸음 수를 늘리면 수직 진폭이 줄어들고 착지 충격도 분산된다.

남 원장은 이어 달리기 부상을 막기 위한 ‘10% 법칙’을 제안했다. 달리는 거리와 속도, 주법, 신발, 보폭 등을 바꿀 때 평소 운동량이나 습관에서 10%씩 1~2주 간격으로 서서히 조정해야 몸이 점차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는 “욕심을 내려놓고 몸이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와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단 오르기 훈련으로 연골을 보호하라
클립아트코리아
계단 오르기는 심폐 기능과 하체 근력을 동시에 자극하는 훌륭한 운동이다. 마라톤을 준비한다면 후반부에도 버틸 수 있는 근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문제는 계단을 내려올 때 발생한다. 이때 무릎 관절에는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순간적으로 집중된다.

무릎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계단씩 내려오는 동작이 반복될수록 연골은 조금씩 마모된다. 이 때문에 남 원장은 “올라갈 때는 계단,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를 권한다. 올라가는 자극만 취하고 내려오는 충격은 피하라는 뜻이다.

그는 “대개 통증이 생긴 뒤에야 문제를 발견하기 때문에, 무릎 관절이 건강한 사람도 계단은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면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딛는 게 중요하다”며 “무릎을 뻣뻣하게 펴는 것보다 살짝 굽힌 상태에서 스프링처럼 충격을 흡수하며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복속도 느린 힘줄 부상 특히 조심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
자신감이 생긴 러너들은 속력을 높이기 위해 인터벌 트레이닝에 도전하기도 한다. 이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강도 구간과 천천히 걷거나 가볍게 뛰는 회복 구간을 번갈아 수행하는 훈련법이다. 이 과정에서 러너가 맞닥뜨리는 부상은 근육보다 건(힘줄)에서 먼저 온다. 건은 근육과 뼈를 잇는 조직으로, 근육에 비해 혈관이 적어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남 원장은 “ 근육은 2~3주면 강해지지만, 건이 적응하는 데는 최소 3~6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속도를 높이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장력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건이 근육의 발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염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킬레스건염의 초기 신호는 미묘하기에 알아채기 힘들다. 남 원장은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와 첫발을 내디딜 때 뒤꿈치가 뻐근하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점차 움직이다 보면 풀리는 것 같아 다시 달리기도 하지만, 이미 염증이 진행 중일 수 있다. 달릴 때 통증이 가라앉는 느낌은 증상이 호전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감각이 둔해진 것이다.

아킬레스건염과 함께 주의해야 할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고강도 훈련을 지속하면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는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된다.

남 원장은 “달리기를 하다 발바닥에 ‘살짝 신경 쓰이는 정도’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족저근막염 신호”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즉시 훈련 강도를 낮추고 발바닥을 마사지해야 하며, 통증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정밀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도움말=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학박사, ‘달리기의 모든 것’ ‘마라톤, 저 뛰어도 될까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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