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대교 전세 냈어요?"…'민폐' 웨딩 촬영에 '논란 폭발' [현장+]
다만, 통행 방해 등으로 시민 불편
일각에서는 "서로 배려하면 될 일"
대교 위 개인 촬영에는 관리 미비

"죄송합니다. 좀 지나갈게요."
13일 오후 4시께 서울 동작대교 보행자 도로. 한 시민이 커플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그 커플은 한강과 동작대교를 배경으로 웨딩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동작대교에는 이 커플 외에도 여러 쌍이 촬영 소품을 들고 하나둘 나타났다. 이날 공식 웨딩 행사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노을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웨딩 사진·커플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몰린 것이다. 다만 좁은 대교 위 보행자 도로에 촬영객들이 몰리면서 일반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 좁은 보행자 도로 점령…시민 불편 호소

이날 동작대교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대교를 지나던 전모 씨(27)는 "워낙 대교가 좁다 보니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자전거도 대교 위에서 못 타게 하는데 저런 것은 왜 뭐라고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러닝을 하던 한 시민은 동작대교 양측 인도 모두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대교 위를) 전세 냈냐"고 혼잣말하기도 했다.
도로를 이용하는 일반 시민 외에 인근 상업시설도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교 위에 있는 '노을카페' 내부에는 웨딩 스냅 촬영자들을 대상으로 민폐 행위 금지를 요청하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카페 관계자는 "스냅 촬영을 위해 매장 안에서 메이크업 등을 하는 분이 많다"며 "2개월 전 경고문을 붙인 후 조금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잘 안 보이는 곳에서 몰래 하며 장사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카페 바로 앞 공영주차장도 마찬가지다. 공영주차장 관계자는 "하루에도 15~20팀 가까이 촬영하러 와서 주차 후 요금을 내지 않고 가버리는 경우가 있다"며 "폐쇄회로(CC)TV로 잡고는 있는데 바쁠 때는 여건상 놓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 "그래도 예쁘잖아요"…서로 배려하면 될 일

일각에선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종종 대교 위를 지난다는 김모 씨(32)는 "웨딩 촬영 인파로 크게 불편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며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을 준비하는데 뭐라 하는 것은 좀 야박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을을 구경하던 박모 씨(29)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중에 결혼하면 여기서 사진을 찍고 싶다"며 "(예비부부들 모습이) 너무 예쁘다"고 전했다.
이날 직접 촬영에 나선 한 예비부부는 통행에 방해가 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예비 신랑 이모 씨(35)는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찾아왔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길을 막게 돼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최대한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구석에서 대기하며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씨는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옆으로 비켜서며 연신 사과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김모 씨(36)는 "길을 막고 사진을 촬영하니 솔직히 좀 짜증이 났다"면서도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풀린다"고 했다. 이어 "서로 조금씩 배려한다면 다툼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반복되는 논란…관리 사각지대 놓인 대교 위

동작대교 웨딩 사진 촬영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에는 동작대교 남단 카페와 연결된 원통형 유리 엘리베이터가 촬영 명소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몰리자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당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작대교를 못 지나가게 하길래 드라마 촬영인 줄 알았더니 웨딩 스냅이었다"며 "사진작가가 엘리베이터를 못 쓰게 하고 계단을 쓰라고 했다"는 사연이 올라와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측은 엘리베이터 안에 촬영으로 인한 사용 제한·쓰레기 투기 금지·공용 화장실 이용 권장 등의 내용을 담은 승강기 에티켓 안내문을 부착하고 현장 계도에 나섰다.
그러나 대교 위 보행자 도로 상황은 다르다. 한강공원과 대교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미래한강본부가 담당하지만, 대교 위는 서울시 교량시설과가 관리한다. 이 때문에 현재 동작대교 위 개인 웨딩 촬영은 사실상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서울시 교량시설과 관계자는 기관 단위 촬영에 대해 "촬영을 희망하는 기관에서 공문으로 촬영 일자·내용·인원·방법 등을 보내면 교량 구조 변경이나 하중 문제, 자살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없는 한 승인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별다른 제한 없이 승인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 사진사를 대동하는 소규모 단위 웨딩 촬영 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동작대교) 시설을 맡은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정확히 잘 모른다"며 "아직까지 관련 협의 전화 등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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