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만 아는 정청래와 장동혁의 ‘버릇’ [웁스구라]

윤운식 기자 2026. 5. 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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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출입하며 카메라 뷰파인더로 국회의원들을 매일 보다 보니 사진기자만이 느끼는 정치인들의 독특한 버릇과 특징이 보인다.

우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숨길 수 없는 좌파(?)본능을 가지고 있다.

사진찍기 좋아서 사진기자들 사이에선 '그냥 쭉 원내대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사진기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줄 수 있는 상이 있다면 '포토제닉'상 수상의 유력 후보중 한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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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4월27일과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국회를 출입하며 카메라 뷰파인더로 국회의원들을 매일 보다 보니 사진기자만이 느끼는 정치인들의 독특한 버릇과 특징이 보인다.

우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숨길 수 없는 좌파(?)본능을 가지고 있다. 각종 회의에서 원고를 보면서 발언할 때 정 대표는 고개를 들어 왼쪽만 본다. 신문제작을 위해서는 좌·우 그리고 가운데에 시선을 두고 말하는 장면이 기본적으로 있어야하는데 속이 터진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원고에 없는 내용을 말할 때, 이른바 애드립을 칠 때는 또 오른쪽만 본다. 그래서 정 대표가 발언하다 갑자기 원고에 없는 얘기를 할 땐 ‘아, 이젠 오른쪽을 보겠구나’라고 속으로 기대를 하면서 셔터에 기를 모은다.

반대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원초적인 우파본능을 가지고 있다. 회의 중 발언하다 한번씩 고개를 들 땐 오른쪽만 본다. 정 대표와 달리 애드립을 칠 때도 좀처럼 왼쪽을 보지 않는다. ‘정말로 좌파(?)가 싫은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장 대표는 또 독특한 루틴이 있는데 발언이 끝나면 한 손으론 마이크 스위치를 끄고 다른 한 손으론 마이크 대를 잡아서 밑으로 꺾는다. 그리고는 본인이 봤던 원고를 테이블 끝 선 또는 마이크 끝 선 등, 나름의 기준선에 맞추고 각을 잡는다. 일종의 강박인듯 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맘편한 약속 - 6·3지방선거 정책 전달식\'에 참석해 발언을 마치고 마이크를 꺾은 뒤(위) 원고를 탁자의 끝선에 맞추고(아래 사진)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 발탁때부터 당대표를 거쳐 지금까지 안경부터 옷, 구두 등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가십성 기사에 자주 오르내린다. 그중에서도 검은 뿔테 안경은 이미 상징이 됐다. 그러나 두꺼운 안경테는 이따금 눈을 가리고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특히 말하는 모습을 옆에서 찍는 사이드 앵글에서는 좀처럼 눈을 보기가 쉽지 않다. 신문에서 눈동자가 보이지 않는 사진은 표정이 드러나지 않아 거의 쓰이지 않는다. 무게 때문인지 손가락으로 자주 안경테를 밀어 올리는데 그런 장면은 고민, 곤혹 등 주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과 맞물려 쓴다. 한동훈 전 대표의 뿔테 안경처럼 정치인을 대표하는 상징이 반드시 긍정적 이미지만으로 작용하는 건 아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명이라는 당 윤리위원회 결정에 대해 기자회견을 마친뒤 회견장을 나가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윤운식 기자

정치인이 가지고 있는 버릇이 사진기자들이 보기에 긍정적으로 다가올때도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악수할 땐 꼭 두 손을 내민다. 여당을 상대로 대화도 하고 협상도 하지만 어쩔수 없이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는 일이 많은 야당 원내대표인 송 원내대표에게 적어도 악수하는 장면에서만큼은 상대방과 대립한다거나 적대적이란 느낌을 주지 않는다.

또 박찬대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고개를 잘 든채 눈도 크게 뜨고 입도 크게 벌리면서 또박또박 말한다. 사진찍기 좋아서 사진기자들 사이에선 ‘그냥 쭉 원내대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사진기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줄 수 있는 상이 있다면 ‘포토제닉’상 수상의 유력 후보중 한명이 아닐까 싶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4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며 강대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박찬대 더불어민주당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2025년 6월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의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반면, 사진기자들에게 최악은 발언할 때 고개를 한 번도 들지 않고 원고만 읽는 정치인이다. 눈을 제대로 뜨고 고개를 든 사진을 한장 건질 듯 말 듯 하다 보니 여간 힘든 취재가 아니다. 언제 고개를 들지 몰라 자세를 바꾸지도 못한 채 발언 내내 뷰파인더로 발언자가 ‘언제 고개를 들까’ 집중하고 있어야 해 최고위원회의 등 각 당의 일정이 몰려 있는 아침부터 진이 다 빠진다. 빨리 저 자리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하고 속으로 빈다.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있지만, 막상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만큼은 크게 의미가 없다. 내 뜻대로 안 찍히는 정치인을 찍다 보면 들릴듯 말듯한 소리로 투덜거리게 된다. 내 몸 피곤하게 하는데 무슨 정치적 노선을 따지랴. 역시 정치는 내 몸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최고다. 아, 오해 마시라. 그 순간만 그렇다는 거다.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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