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또 시끄럽겠네”…선거운동 소음, 기준 살펴보니

이상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lee.sanghyun@mk.co.kr) 2026. 5. 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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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유세 소음, 車·전투기보다 커
기술적으로 단속 어려운 유세현장
선거철 되면 관련 민원 ‘급증’ 반복
대구 서구 대구시선관위 건물 외벽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를 독려하는 대형 홍보물이 설치된 모습. [연합뉴스]
선거철이면 전국 주요 도심은 정치의 무대가 된다. 대형 스피커를 장착한 유세 차량과 확성기가 골목과 상가를 오가고, 시민들은 일상과 선거 사이의 간극을 체감한다. 이 시기만 되면 선거 유세 소음에 관한 시민들의 민원 역시 급증한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이달 21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내달 2일까지다. 13일의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차량 유세와 공개 연설, 대담, 선거공보 발송, 벽보·현수막 게시 등을 할 수 있다.

엄연히 적법한 선거운동이지만, 초대형 확성기가 부착된 유세 차량, 또는 마이크를 활용한 유세 활동은 종종 도마 위에 오른다. 특히 주거지나 학교·병원 인근에서 소음이 발생하면 각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에 ‘시끄럽다’는 취지의 신고 전화가 쏟아진다.

일반적인 집회·시위와 달리 선거운동은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으며 관리 주체 역시 선관위다. 집회·시위는 경찰이 소음을 현장에서 측정하지만,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사전에 규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소음 규정에 맞지 않으면 확성장치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사전 규제 방식을 채택한 건 실험실이 아닌 선거운동 현장에서 정격출력과 음압수준을 측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전문적인 기술력이 있어도 최소 3일 이상이 필요하며 유세 차량 등이 이동하기도 하는 등 상황이기에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다.

유세 차량 확성기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문제는 이 법정 기준에 따라 허용되는 소음의 정도가 결코 작지 않다는 데 있다. 현행법은 대통령 선거 후보자나 시·도지사 선거 후보자가 사용하는 자동차 부착 확성장치의 소음 상한을 정격출력 40㎾(킬로와트) 및 음압수준 150㏈(데시벨) 이하로 제한한다.

150㏈은 열차가 지날 때 철도변 소음(100㏈), 자동차 경적 소리(110㏈)는 물론, 전투기 이착륙 시 굉음(120㏈)을 모두 초과하는 수준이다. 또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소음 기준에 따르면 130㏈ 이상은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한계 수치다.

소음 기준이 이렇다 보니 선거철만 되면 관련 부처에 접수되는 민원 신고 건수도 상당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1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범정부 민원시스템에 수집된 ‘선거 유세’ 관련 민원을 분석한 결과, 총 1만9949건이 접수됐을 정도다.

특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뒀던 2022년 5월에는 무려 4063건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차량에 부착된 확성장치나 휴대용 확성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7시~오후 9시로 제한되어 있다고는 하나, 주요 선거 때마다 누적된 시민들의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처음 입주할 때 지상의 소음을 고려해 고층으로 입주했지만, 큰 효과는 보고 있지 못하다”며 “작년 대선을 앞두고도 유세 차량 소리가 아파트 여러 동에 부딪히면서 단지 내에서 메아리처럼 울렸다”고 토로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8일 앞둔 지난달 16일 오후. 대구 서구 대구시선관위에서 열린 선거 장비 교육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지분류기 등의 장비를 시연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뒀던 지난해 5월에는 충북 제천에서 한 50대 남성이 유세 현장에서 흘러나온 소음에 불만을 품고 흉기를 소지한 채 선거운동원을 찾아갔다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는 일도 있었다. 흉기를 직접 꺼내거나 위협을 하진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85㏈ 이상 소음이 있는 곳에서 지내면 난청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대 150㏈에 이르는 선거 유세 소음은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재현될 전망이지만, 별다른 개선 조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소음 정도를 측정한 뒤 신고해도 될까. 선관위 관계자는 “특정 시점에 소음 측정 애플리케이션(앱) 측정값이 초과했다는 것만으로는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확성장치(스피커)에 선관위가 교부한 표지가 부착되지 않은 경우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다만 소음 측정 앱의 측정값이 지속해서 법정 소음 기준을 현저히 초과(15% 이상)하는 등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선관위) 표지 교부 신청 당시와 다른 확성장치를 사용하는지를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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