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오판…“은퇴하면 하루 종일 아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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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30년 넘게 살아도 "속을 알 수 없다"는 부부들이 많다.
남편의 은퇴가 아내의 개인 생활을 옥죄는 또 다른 '구속'이나 다름 없다.
남편은 직장에서 퇴직을 한 것처럼 아내에게도 일정 부분 '가사 퇴직'을 배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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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30년 넘게 살아도 "속을 알 수 없다"는 부부들이 많다. 특히 권위적인 성격의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평생 해온 자신의 방식대로 생활한다. 이런 가부장적인 성격은 통하지 않는 시대다. 아내는 "더 이상 참고 살 수 없다"며 이혼까지 고민한다. 요즘 황혼 이혼이 늘고 있는 이유다.
30년 이상 부부 이혼, 젊은 부부보다 더 많다
30년 이상 결혼 생활한 부부의 이혼이 젊은 부부(5년 미만) 이혼보다 많아졌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1만 5628건이다. 5년 미만 부부의 이혼 건수(1만 4392건)보다 1236건 더 많았다. 이른바 '황혼 이혼'은 2024년 이후 2년 연속 늘고 있다. 반면에 젊은 부부의 이혼은 6년 연속 줄고 있다. 1990년 이 통계가 시작될 때 5년 미만 이혼 건수는 1만 8053건으로 황혼 이혼(368건)보다 약 49배 많았다.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가 불어 닥친 것이다.
은퇴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 많아지면서... 잔소리만 늘었다
남편이 은퇴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출근할 때는 가사에는 신경도 안 쓰던 남편이 냉장고 문을 열고서 잔소리를 한다. "이 음식 오래되지 않았어?" "냉장고 청소 좀 해!"... 나이 든 아내는 한숨을 쉰다. "당신이 냉장고 청소 좀 해요"... 평생 남편과 자식들의 뒷바라지로 고생한 주부들도 이제 쉬고 싶다. 가사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나 남편은 은퇴 후 집에서 세 끼를 다 먹으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아내는 외출도 마음대로 못한다. 남편의 은퇴가 아내의 개인 생활을 옥죄는 또 다른 '구속'이나 다름 없다.
과거보다 홀로 서기에 대한 부담 줄었다
황혼 이혼이 증가한 것은 인구 고령화로 중년층 인구 비율이 늘고 2030 인구 비율은 줄어든 영향도 있다. 경제력을 갖춘 여성이 늘면서 과거보다 홀로 서기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혼 시 재산 분할도 과거보다 유리해졌다. 시대와 가치관 변화 외에 경제력 확보로 노후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 것이다. 요즘은 외벌이 부부의 경우에도 가사 노동의 가치를 법원이 적극 인정하고 있다. 부부의 부동산, 예금 외에 경제활동을 한 배우자의 공무원 연금이나 국민 연금 등도 중요한 분할 대상이다.
아내가 외출할 때 "어디 가?" 묻지 않는 남편은?
남편은 직장에서 퇴직을 한 것처럼 아내에게도 일정 부분 '가사 퇴직'을 배려할 수 있다. 남편은 청소, 세탁을 주로 맡는 식으로 가사 분담을 하는 것이다. 아내에게도 개인 생활을 배려해야 한다. 부부가 24시간 함께 지내면 오히려 불화가 싹 틀 수 있다. 사소한 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아내가 외출할 때 "어디 가?" 묻지 않는 남편도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다. 자녀가 독립하면 부부 둘만 20~30년을 사는 시대다. 서로가 '구속'하면 노후 생활이 창살 없는 감옥이나 다름 없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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