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서행… 인천 스쿨존 안전 ‘빨간불’ [현장, 그곳&]

장민재 기자 2026. 5. 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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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잠깐 속도를 줄일 뿐, 벗어나면 '쌩쌩' 달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까 너무 불안해요."

이 곳에서 만난 학부모 A씨(45)는 "다들 빨리 달리다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갑작스레 잠시 속도를 줄인다"며 "말만 시속 30㎞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불안해했다.

인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운전'이 잦아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린이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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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카메라 발견하고 급정거도 ‘위험천만’
644곳 673대 설치했지만 곳곳 ‘캥거루 운전’
작년 교통사고 41건… 전년 比 두배 가까이↑
市 “실태조사 후 구간단속 확대 등 대책 마련”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장민재기자


“다들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잠깐 속도를 줄일 뿐, 벗어나면 ‘쌩쌩’ 달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까 너무 불안해요.”

15일 오전 9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유치원 앞 어린이 보호구역. 하얀색 SUV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자 과속경보표지판에 ‘53’이라는 붉은 숫자가 깜박였다. 이 차량은 곧바로 속도를 줄여 시속 30㎞ 과속단속카메라를 통과한 뒤, 다시 속도를 높여 빠져나갔다. 이른바 ‘캥거루 운전’이다. 이 곳에서 만난 학부모 A씨(45)는 “다들 빨리 달리다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갑작스레 잠시 속도를 줄인다”며 “말만 시속 30㎞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불안해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남동구 구월동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자동차가 시속 50㎞ 단속카메라 앞에서 ‘끼익’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황급히 속도를 줄이며 단속을 피해 나갔다. 이 학교 배움터지킴이 B씨(76)는 “왕복 7차로 큰 길이라 다들 과속을 하다가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인다”며 “오가는 차량이 많아 학생들이 사고를 당할 뻔한 적이 한 두번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오전 인천 연수구 한 유치원 앞 과속경보표지판에 53이라는 숫자가 나오지만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간다. 장민재기자


인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운전’이 잦아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린이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어린이 보호구역에 구간 단속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인천시와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644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에 673대의 단속카메라가 설치·운영 중이다.

그러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2024년 21건에서 2025년 41건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이 지난해 어린이 보호구역 단속카메라에 잡힌 과속 및 신호위반 적발만도 26만9천74건에 이른다. 인천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매일 737대의 차량이 과속 및 신호위반을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보호구역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현재의 ‘지점’ 단속을 ‘구간’ 단속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인천의 어린이 보호구역의 구간 단속은 서구 천마초등학교~가석초등학교 1.4㎞ 구간뿐이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어린이 교통 사고를 예방하려면 구간 단속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라며 “또 인천경찰청 등과 협의해 구간 단속 확대 등의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민재 기자 ltj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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