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안 먹고 봄을 보내면 섭하다”···법송스님의 머위들깨볶음 [절로미식회 ①]

이윤정 기자 2026. 5. 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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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들깨볶음. 법송스님 제공

자극적인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다. 맵고 달고 짠 음식은 흔하지만, 먹고 나서 몸이 편안한 한 끼는 오히려 찾기 어렵다. 새롭게 연재를 시작하는 ‘절로미식회’는 사찰음식에서 답을 찾는다. 제철 채소와 최소한의 양념으로 완성하는 담백한 집밥. 거창한 수행식이 아니라 오늘 저녁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사찰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쉽지만 오래 기억되는 맛, 절집 밥상의 지혜를 한 상 가득 담아낼 예정이다.

대전 영선사 주지이자 사찰음식 장인인 법송스님이 봄 식탁을 책임진다. 첫 번째 식재료는 머위다. 5월과 6월 사이 지금이 제철이다. 머위는 예부터 봄철 허기를 달래던 나물이었다. 보리와 밀이 여물기 전, 모내기철 가장 먼저 들과 산에 올라왔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흔한 구황식이었지만, 지금은 짧은 철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 음식이 됐다. 시기를 놓치면 줄기 속에 벌레가 생겨 먹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어른들은 “머위 안 먹고 봄을 보내면 섭하다”고 말했다.

머위는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쌉싸래함이 있다. 여기에 들깨가루를 더하면 고소한 맛이 깊어진다. 법송스님은 젊은 세대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로, ‘머위들깨볶음’을 추천했다.

조리법은 단순하다. 시중에서 파는 머위는 대부분 껍질을 벗겨 한 번 데쳐 나온다. 손질된 머위를 팬에 넣고 식용유로 볶는다. 어느 정도 숨이 죽으면 물을 반컵 정도 넣는다.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면 너무 물러지기 전에 소금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춘다. 불을 끄고 들깨가루 세 숟갈을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미나리나 취나물을 함께 넣으면 늦봄 향이 한층 살아난다.

함께 곁들이기 좋은 음식으로는 미나리겉절이, 고수겉절이, 상추겉절이를 추천했다. 겉절이 양념 역시 단출하다. 고춧가루와 간장, 깨소금에 참기름이나 들기름 정도만 더하면 된다. 자극은 줄이고 채소 본연의 향은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사찰음식은 마늘·파·부추·달래·양파 같은 오신채를 쓰지 않는다. 강한 향 대신 자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법정스님은 “머위는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다이어트 음식인데, 여기에 들깨가루를 넣으면 보양식이 된다”면서 “다가올 여름을 대비할 체력을 키워준다”고 했다.

머위. 위키피디아

[3분 절로레시피]

재료: 시중에 판매되는 손질된 머위, 들깨가루, 식용유, 소금

1. 껍질을 벗겨 한번 데친 머위를 식용유로 볶는다.

2. 숨이 죽으면 물을 반컵 정도 넣는다.

3. 소금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춰 볶은 뒤 불을 끈다.

4. 들깨가루를 세 숟갈 정도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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