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접시 아래 깔리는 ‘하얀 채소’…먹어도 될까?

이윤정 기자 2026. 5. 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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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이미지. 경향신문 자료사진

횟집이나 마트 회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채소’. 많은 사람이 단순 장식 정도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회의 신선도와 식감을 유지하기 위한 역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무채 대신 반투명하고 탱글탱글한 해조류 성분의 ‘천사채’를 사용하는 곳도 크게 늘었다. 먹기는 애매하고 버리기는 아까운 회 아래 깔리는 채소, 먹어도 될까?

전통적으로 회 아래 깔리는 재료는 ‘무채’다. 일본에서는 ‘쓰마(つま)’라고 부르며, 회 문화와 함께 발전해온 대표적인 곁들임 재료다. 단순히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수분 조절과 입가심 역할을 하는 기능성 식재료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미국 식품 매체 더 스프루스 이츠의 일본 요리 전문가 주디 웅은 “무채는 회에서 나오는 수분을 흡수해 식감을 유지하고 접시 위 공기 흐름을 만들어 신선도를 돕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회는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수분이 생기는데, 무채가 이를 흡수해 생선이 물러지는 것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입안을 정리하는 역할도 있다. 영국 식품 전문 매체 BBC 굿푸드는 “무에는 소화를 돕는 효소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기름진 생선과 함께 먹으면 상대적으로 깔끔한 맛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식 오마카세나 가이세키에서는 무채를 입가심 용도로 함께 먹는 경우도 많다.

다만 모든 무채를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회 아래 오래 깔려 있던 무채는 생선 수분과 비린 향을 흡수해 맛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배달이나 포장 회처럼 시간이 지난 경우에는 무채에서 비린내가 강하게 날 수 있어 상태를 보고 먹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천사채 이미지. 프리픽

그런데 국내 횟집에서는 최근 무채 대신 ‘천사채’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탱글탱글한 하얀 면 같은 재료”로 알려진 이것의 정체는 해조류 추출 성분으로 만든 가공식품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천사채를 무채로 오해해 남기거나 반대로 무인 줄 알고 먹는 경우도 있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플라스틱 면인 줄 알았다”, “도대체 정체가 뭐냐”는 반응도 자주 올라온다.

천사채는 다시마·미역 같은 갈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알긴산나트륨)을 가공해 만든 식재료로, 해초면이나 알긴면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 무채보다 훨씬 탄력이 있고 쉽게 물러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천사채를 사용하는 이유로 보관 편의성과 시각 효과를 꼽는다. 무채보다 오래 형태를 유지할 수 있고, 냉장 상태에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을 유지하기 쉽다는 것이다. 흰색 반투명 질감 덕분에 회가 더 신선하고 풍성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먹어도 되는 식재료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식용 가공식품인 만큼 섭취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무채처럼 소화 효소나 향 역할을 기대하기보다는 플레이팅과 식감 유지 목적이 더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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