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전 장관과 김영훈 장관의 ‘평행이론’ [양종곤의 노동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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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김대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했다.
김 전 장관 취임 첫해 노동부 주도로 파견 업종을 확대한 파견법과 기간제 사용 제한(3년)이 담긴 비정규직 법안이 발의됐다.
기간제법 추진에 이은 두 차례의 긴급조정권 발동은 노동계가 김 전 장관의 퇴진 운동을 벌이는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라는 상징성과 국가 경제를 생각할 때 긴급조정권을 외면하지 않는 게 국무위원(노동부 장관) 본분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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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논의도 실태조사로 재개…勞 반발
집회 조합원 차량 사망사고 비극도 재현
김 전 장관 때 두 번의 긴급조정권 발동도
김영훈, 노사 직접 만나 대화로 해결 강조

2004년 2월 김대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했다. 그는 진보 성향인 참여연대 출신의 노동경제학자로서 노동계의 큰 기대를 받았다. 진보 진영 학자 출신이라는 상징성은 지난해 이재명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수장이 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의 배경과 묘하게 겹친다. 두 장관 모두 노동계의 지지와 기대를 안고 취임했다는 점에서 첫 번째 공통점을 지닌다.
두 번째 공통점은 기간제다. 김 전 장관 취임 첫해 노동부 주도로 파견 업종을 확대한 파견법과 기간제 사용 제한(3년)이 담긴 비정규직 법안이 발의됐다. 당시 노동부는 기간 제한이 없던 기간제를 3년으로 제한한 뒤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면 기간제 고용 불안 문제가 풀린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기간 제한이 아니라 사용 사유를 제한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사용 제한 기간은 2년으로 축소됐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식지 않았다. 공교롭게 이재명 정부도 기간제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논의 양상까지 22년 전과 비슷하다. 노동계는 정부가 사용 제한을 늘리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노동부는 개선 방향을 정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노사 갈등의 극한에서 벌어진 ‘노동자 사망’이란 비극도 21년 만에 되풀이됐다. 세 번째 공통점이다. 2005년 6월 14일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역지부장이 파업 중인 레미콘회사 노조와 공동 집회를 하던 중 대체 인력 차량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0일 진주 CU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도 화물차가 집회 중이던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쳐 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 차량도 사측의 대체 차량이다.
네 번째 공통점은 긴급조정권이다. 김 전 장관은 2005년 8월과 12월 두 번의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긴급조정권 제도 시행 이후 발동 사례는 4번뿐인데, 두 번이 김 전 장관 재임 시절이다. 노사 문제는 민간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뒤따른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게다가 파업 25일째 발동됐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과 달리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은 4일 만에 긴급조정권이 발동됐다. 결국 노정 관계는 파탄 났고 노동계는 노무현 정부를 반노동 정권으로 규정했다. 기간제법 추진에 이은 두 차례의 긴급조정권 발동은 노동계가 김 전 장관의 퇴진 운동을 벌이는 도화선이 됐다.
김영훈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긴급조정권은 노동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지만,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긴급조정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삼성전자 파업은 해결될 수순이지만,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노동계는 긴급조정권 발동이 노조 탄압 수단이라고 벌써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긴급조정권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일시적으로 봉합하는 미봉책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라는 상징성과 국가 경제를 생각할 때 긴급조정권을 외면하지 않는 게 국무위원(노동부 장관) 본분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영훈 장관은 지난 13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15일에는 삼성전자 노조를, 16일에는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나 노사가 다시 교섭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 그는 화물연대도 만나 사측과 대화로 파업을 풀 여건을 만들었다. 김대환 전 장관과 ‘마지막 평행이론’을 끊어낼지는 김 장관에게 달렸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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