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결정 후회하지 않아, 기회를 준 팀에게 보답하고 싶다” WNBA 무대 밟은 박지현의 다짐 [MK인터뷰]
역대 세 번째로 WNBA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가 된 박지현(26),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
박지현은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다. 시즌 첫 두 경기에서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라스베가스 에이시스와 개막전에서 2분여 출전한 것이 지금까지 기록의 전부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렌스에 있는 구단 훈련장에서 만난 박지현은 “이전과 마음가짐은 똑같다. 어떻게 보면 더 간절하다고 할 수 있다”며 시즌에 임하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그 경기가 끝난 뒤 캐나다로 이동해 비자를 받았던 그는 “훈련 기간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결정을 하고 싶었던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이지리아와 경기가 끝난 뒤 비자를 받아오라고 하더라. 캐나다에 가서 받았는데 거기에 다른 WNBA 선수들도 있었다(웃음). 직원도 붙여주고 케어도 해주니까 그래도 팀에서 좋게 봐주는 부분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비자 취득 이후 포틀랜드 파이어와 두 번째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9분 32초 뛰며 3개의 슛을 시도, 한 개 성공시켰고 리바운드 2개 기록했다. “첫 경기를 못 뛰었지만, 분위기를 익히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돼서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프리시즌 경기도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 팀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소화하려고 노력했는데 팀이 가능성을 봐준 건지, 아니면 캠프 기간을 좋게 봐주셨는지 기회를 주신 거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
포틀랜드와 경기가 끝난 뒤 결정의 시간이 찾아왔다. 단장의 호출을 받고 찾아간 곳에는 캠프를 함께한 선수들이 한 명씩 면담을 가지며 로스터 합류 결과를 통보받고 있었다.

다른 신인 선수들과 함께 방에 들어간 박지현은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단장님이 ‘너희도 알겠지만 지금 많은 선수들이 웨이버됐고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해서 ‘아, 이제 끝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단장님이 ‘그래도 나는 너희의 가능성을 크게 봤다’고 얘기해 주시더라. 그때 딱 알게됐다.”
그는 개막 로스터 합류를 “이 팀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 표현했다. “이 팀은 나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니까 로스터에 들었다고 안도할 것이 아니라, 이제 기회를 준 만큼 훈련이나 바깥 생활에서 더 책임감을 갖고 더 높은 수준의 멘탈도 키우면서 팀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같은 농구 선수인 오빠 박지원은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오빠가 ‘지현아, 이제 벤치의 느낌을 알겠니?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감이 되니?’이러면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 오빠와 얘기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것보다는 ‘언젠가 기회는 오고 준비를 잘 하고 있어라’ 이런 조언들을 해준다”며 멘탈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님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항상 연락이 와있다. ‘딸이 최고다’ 이렇게 응원해주는 부모님을 보면 큰 힘이 된다”며 가족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나마 연고지가 ‘서울시 나성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LA라는 점은 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는 “다른 나라에 있을 때보다 주변에 한국분들도 많아서 크게 어려움은 없다. 예전에 해외에 있을 때는 엄마가 한국에서 이것저것 보내주는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한인 마트에 가면 웬만한 것은 다 있다”며 LA 생활이 편한 점에 대해 말했다.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지금쯤 억대 연봉의 주인공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편한 길을 마다하고 2년째 해외 도전이라는 험난한 길을 택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말문을 연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어떤 가치가 내게 더 큰가’를 생각했을 때 이 길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결과가 보이지 않는 도전이지만, 큰 목표를 갖고 도전했기에 과정이 가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도전한 거 같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서 나는 너무 감사할 뿐이다. 내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힘주어 말했다.
[토렌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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