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피 찍고 급락, 예견된 시나리오…나흘 동안 ‘지수 하락 상품’에 자금 쏠렸다

코스피가 장중 8천선을 터치하며 전례 없는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수 급등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천피'를 돌파한 뒤 6%대의 급락으로 마감해, 추가 조정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1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8천선을 찍은 뒤 큰 폭으로 반락했다. 지난 6일 사상 첫 7천선에 오른 뒤 1천 포인트 상승해 8천선을 터치하기까지는 단 9일이 걸렸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장지수펀드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였다. 이 상장지수펀드는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곱버스’로 무려 34조4940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두번째로 많은 자금이 들어온 ‘KODEX인버스’(2조2770억원)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4일 종가 기준 439조원이었던 상장지수펀드 총 순자산은 14일 478조원으로 39조원 불어났는데, 증가한 순자산 대부분의 자금이 곱버스에 유입된 셈이다.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6일부터 14일까지 수익률은 -31%였지만 자금 유입은 계속됐다. ‘TIGER200선물곱버스’에도 1조400억원이 유입되는 등 이 기간 자금 유입 상위 1∼3위가 모두 지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였다. 직접 투자 자금이 코스피를 9일 만에 1천 포인트를 끌어올렸지만, 상장지수펀드 자금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들 인버스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SOLA반도체TOP2플러스’(4802억원)와 ‘RISE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4291억원)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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