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수성이냐 탈환이냐…관건은 ‘정비사업 속도’[한강벨트 격전지를 가다]
‘정비사업 지체 제로 TF 설치’ ‘용산개발 신속담당관’ 신설
두 후보 모두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호 주택 건설은 반대
구청장 선거, ‘정권 바람’ ‘정권 견제’ 주민 선택에 달려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6/ned/20260516093711699stbg.png)
[헤럴드경제=박병국·전현건 기자] “서울시청에서 행정가로서 쌓은 30년 경험”VS “대를 이은 용산구의원의 노하우 ”
지난 13일 어르신 초청 행사가 열린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 용산지회.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구청장 후보와 김경대 국민의힘 후보가 차례로 행사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강 후보는 “서울시청에서 30년 쌓은 경험, 서울을 만든 경험으로 저를 키워준 용산에서 일해보고 싶다”며 큰절을 올렸다. 김 후보는 “용산에서 3선 구의원을 지냈고 저의 아버님도 구의원을 하셨다”며 “동네 구석구석을 다 잘알고 있다. 지금까지 잘해온 만큼 다시 한번 잘해보겠다. 꼭 기회를 달라”며 큰절을 했다.
용산구청장 자리를 두고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를 이어 구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다. 박희영 전 구청장이 물러난 자리를 국민의힘 후보가 지켜내느냐,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4년 만에 탈환하느냐가 관건이다.
강 후보는 서울시 행정 1부시장 출신이다. 1963년생으로 용산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시에서 퇴직한 뒤 21대 22대 총선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었지만 낙선했다. 이번 지선에서는 용산구청장 후보로 다시 도전에 나섰다.

강 후보에 맞서는 김 후보는 2006년부터 용산 구의원을 3차례 지낸 ‘용산통’이다. 대학 졸업 후 삼성 공채로 입사했지만, 재선 구의원을 지낸 아버지를 따라 정계에 들어섰다.. 진영 전 의원의 정책 비서관을 지내며 용산에서 잔뼈가 굵었다. 민선 7기와 민선 8기, 차례로 구청장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용산구청장 선거의 최대 현안은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이다. 용산미군부지 내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주요 이슈가 됐다.
강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신속한 정비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구청장은 추진위원회의 구성, 조합의 설립, 사업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허가권자로서 주민의 ‘재산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강 후보는 지난 14일 용산철도고등학교 앞에서 진행된 현장 인터뷰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도시정비사업 지연 문제’를 꼽았다. 용산은 서울 자치구 중 정비사업 구역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고도제한과 조망권 규제,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정책 변수, 조합 갈등과 부담금 증가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후보는 “취임 즉시 ‘정비사업 지체 제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단지별 문제를 정밀 분석하고, 인허가 절차 단축 등 행정 지원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 차원의 정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용산구청장 후보가 용산구에서 유세활동을 하고 있다. [강태웅 후보 캠프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6/ned/20260516093712209dtlw.png)
김 후보 역시 ‘거침없는 용산개발’을 1호 공약으로 내놨다. 김 후보는 지난 13일 효창공원 유세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용산개발 신속담당관을 신설해 구청장이 정비 구역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행정이 주민들이 의견을 맞춰오면 도와주는 ‘수동적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구청장이 직접 건별로 챙겨 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난개발이 아닌, 계획된 개발을 신속하게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1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 두 후보는 결이 다르지만 저마다의 해법을 내놨다. 강 후보는 “정부의 1만 호 확대 계획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조정될 것”이라며 “국제업무지구라는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하고, 구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반면 김 후보는 “환경평가, 교통영향평가를 다 마쳤는데, 난데없이 서울에 주택이 부족하다 하니까 대통령 말 한마디에 1만 호를 짓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교통지옥이 될 게 뻔하다. 결사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용산공원을 ‘임대주택 없는 온전한’ 한국형 센트럴파크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미군 부지가 용산 전체의 25~30%를 차지해 그간 용산 생활권이 다 단절되어 왔다”며 “이제 겨우 공원을 만든다고 하는데, 여기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건 용산의 문제뿐 아니라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며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는 지난 20대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0.82%,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6.93%를 득표한 곳이다. 민선 8기 지방선거 때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박희영 구청장이 59.9%의 득표율을 보이며 36.8%를 얻은 김철식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가볍게 따돌렸다. 다만 성장현 전 구청장이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내리 3선을 한 곳이어서 민주당의 완전한 불모지는 아니다.
두 후보의 주요 공약이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높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른 ‘정권 바람’이냐, 아니면 야당의 ‘정부 견제론’이냐가 선거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효창공원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 이모(56) 씨는 “선거 때는 부동산 관련 세금 문제가 크지만 대선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라 정국 이슈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4년부터 용산구 청파동에서 살았다는 박모(81) 씨의 경우 “지금 한쪽의 힘이 너무 세다”며 “힘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균형이 맞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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