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세금 규제 강화…강남 아파트 투자수익률은?

김기훈 기자 2026. 5. 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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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의 생각]
지난해 폭등한 서울 강남 아파트
올들어 정부 대책에 상승세 둔화
누적 상승률은 서울 평균보다 높아
보유세·양도세 등 추가 대책이 관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의 진원지는 상급지인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였다. 거기에 한강을 낀 마포구와 성동구가 가세했다. 상급지 주택 가격이 오르자 중급지와 하급지 주택 가격도 따라 오를 조짐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대출 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부활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정책 목표는 ①대출을 잔뜩 낀 상급지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②불필요한 주택을 매물로 내놓도록 유도하며 ③그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의 가격도 안정시킨다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면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상급지 주택의 장기 투자수익률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부의 조치 이후 상급지인 ‘강남 아파트’의 투자수익률은 어떻게 변했을까? 강남 아파트를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만큼 낮아졌을까?

정부 대책 후 주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전년보다 8.98% 상승했다. 상급지 아파트 가격은 전체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강남 3구에 속하는 강남구는 14.67%, 서초구는 15.26%, 송파구는 22.52% 올랐다. 강북의 용산구(13.26%), 성동구(18.75%), 마포구(14.22%)도 전체 상승률보다 높았다.

올들어 정부의 강력한 대책 결과로 서울 인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올 들어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이후 상급지 아파트 가격은 소폭 하락하거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5월 11일까지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전년보다 3.1% 올랐다. 이에 반해 강남구는 0.18% 하락했고, 서초구와 송파구의 상승률도 1.18%, 1.72%에 불과했다. 용산구(1.34%)의 상승률도 전체 평균보다는 낮았다. 다만 마포구(3.61%)와 성동구(3.60%)는 전체 평균보다 약간 높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정부의 대책이 상급지 가격 억제에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전체 상승률 3.1%는 작년 같은 기간(1.53%)보다 훨씬 높아져 상급지가 주춤하는 대신 중급지와 하급지가 빠르게 오르면서 전체 상승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

장기 투자수익률은 아직 높아

그렇다면 상급지 아파트 가격의 장기 투자수익률은 어떨까? 아파트는 주식과 달리 단타 매매 대상이 아니라 장기 거주용 목적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1년 이상의 장기 투자수익률이나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된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지난 5월 11일까지 17개월간의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 전체 아파트의 평균 누적 상승률은 12.36%이다. 이에 반해 상급지 아파트는 여전히 평균 이상의 누적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의 종료 이후 나올 정부의 후속 대책이 서울 아파트 가격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안내문./뉴시스

강남구는 올 들어 하락했지만 누적 수익률이 14.46%에 달한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16.62%, 24.63%로 평균과 격차가 더욱 크다. 용산구(14.78%), 마포구(18.34%), 성동구(23.03%)의 상황도 강남 3구와 마찬가지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아직 강남 아파트를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단계는 아니다. 누적 투자수익률이 아직 서울 전체 평균을 넘어서고 있고, 향후 상승 잠재력도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이 흐름 가를 듯

정부는 향후 강남 아파트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가격이 원래의 트렌드(추세)로 돌아가는 정도의 완만한 상승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초 정부 대책에 주춤하던 강남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후반부터 다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강력한 진화 대책을 내놓아야 지난해와 같은 상급지 주도 가격 폭등 현상이 반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주택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1세대 1주택자 대상 정책이 가격 향방을 결정짓는 데 핵심 변수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향후 강남 아파트 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지난 3월 브리핑하는 모습./뉴스1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①선제적이어야 하며 ②과감하고 ③충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은 ①사후적이며 ②과감한 측면은 있으나 ③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상급지의 장기 투자수익률을 낮추기 위한 보유세·양도세 강화 조치와, 중하급지의 추격 매수를 줄여 서울 전체 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대출 한도 추가 축소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을 투자재가 아니라 소비재로 정착시키려면 장기 투자수익률을 낮추는 근본적인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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