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순간에도 노트북을 펼쳐야 했다… 내부자가 폭로한 페이스북의 실체

최다원 2026. 5. 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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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사고로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기업가의 해외 출장을 앞두고 사내 대책 회의가 열렸다.

2011년 7월부터 7년간 페이스북(현 메타)에서 공공정책 담당 이사로 일했던 세라 윈윌리엄스가 폭로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2014년 10월 한국 출장 직전 풍경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검열·보안 등 문제와 관련해 입장 표명 및 대책 마련 압박을 받을 때도 일관성 없이, 때로는 거짓말로 대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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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세라 윈윌리엄스 '케어리스 피플'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2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열린 사회관계망서비스 중독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혁신적 사고로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기업가의 해외 출장을 앞두고 사내 대책 회의가 열렸다. 안건은 해당 국가의 수사기관이 대표 앞으로 발부한 체포영장. 누군가 "대신 잡혀갈 몸뚱이를 보내 당국의 의지를 떠보자"고 하자, 출산휴가에서 막 복귀한 여성 간부가 '제물'로 지목된다.

2011년 7월부터 7년간 페이스북(현 메타)에서 공공정책 담당 이사로 일했던 세라 윈윌리엄스가 폭로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2014년 10월 한국 출장 직전 풍경이다. 한때 저커버그의 최측근이었던 그가 페이스북의 민낯을 고발한 '케어리스 피플'이 한국에 번역 출간됐다.

뉴질랜드 외교관 출신인 그가 당초 플랫폼에 흥미를 느낀 건, 기존 문법과 다른 사회·정치적 잠재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설립 초창기 페이스북은 사업 확장 외엔 무관심했고 윈윌리엄스는 경영진을 직접 만나 외교적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수차례 설득한 끝에 채용될 수 있었다.

그의 짐작대로 각국 정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연결성과 확장성을 예의 주시했지만, 페이스북 자체는 1인 독재 체제나 다름없었다. 저커버그는 실무진이 수년에 걸쳐 다듬은 원칙을 멋대로 깨기 일쑤였고, 그런 횡포에 반기를 들 직원은 없었다. 보드게임조차 져주는 게 도리였다.

케어리스 피플·세라 윈윌리엄스 지음·안진환 옮김·디플롯 발행·496쪽·2만3,000원

페이스북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무료 식사·세탁서비스·오락시설의 이면엔 살인적인 업무 강도가 있었다. 일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는 자세는 미덕으로 추켜세워졌다. 분만실에서 아이를 낳는 와중에도 회사의 연락을 받고 노트북으로 메일을 보내야 했던 저자의 경험은 경악스럽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검열·보안 등 문제와 관련해 입장 표명 및 대책 마련 압박을 받을 때도 일관성 없이, 때로는 거짓말로 대처했다. 정치인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SNS를 이용해 가짜뉴스를 퍼뜨렸고, 이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철학과 원칙의 부재에 자괴감을 느낀 건 저자만이 아니었다. 페이스북의 여성 임직원 약 200명은 사내 성차별 문제 대응을 위한 모임을 꾸렸고 모종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수호'를 사명으로 삼았던 회사에서 저자는 상사의 성희롱을 신고한 일이 빌미가 돼 해고된다.

본문은 2017년에서 멈추지만, 에필로그는 현실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 윈윌리엄스는 지난해 4월 미 상원에서 페이스북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당국의 검열을 허용하려 했었다고 증언했다. 저자의 책 홍보를 막는 사측의 법적 조치에도 영미판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15만 부 넘게 팔렸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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