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주애 옷차림의 변화…“치밀한 ‘4대 세습’ 메시지”

KBS 2026. 5. 1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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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을 이야기할 때 김정은 위원장 다음으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 바로 딸 주애가 아닐까 합니다.

잦은 공개 활동으로 후계자설의 중심에 서 있는데요.

전문가들과 우리 정보기관도 그녀의 위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BBC가 주애의 패션이 북한의 권력 구조를 반영하는 상징적 장치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녀의 머리 모양부터 옷차림까지...전문가들은, 또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8일, 평양체육관에서는 북한이‘국제 부녀절’로 부르는 세계 여성의 날 기념 공연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했는데요.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관람석에 나오시자 영광의 순간을 고대하던 참가자들의 격동이 폭풍 같은 만세 환호로 세차게 분출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김 위원장 옆자리를 지킨 건 부인 리설주가 아닌 딸 주애였습니다.

와인색 투피스를 입은 김주애는 아버지와 나란히 관람석에 오르더니 북한의 대표 아나운서 리춘히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지정 자리로 이동할 때는 김정은이 주애의 허리를 감싼 후 나란히 걸었고, 리설주는 박수를 치며 뒤를 따랐습니다.

착석 순간에도 주애는 조명을 받았고 중앙 자리는 그녀의 몫이었습니다.

이 같은 장면은 올해 1월 1일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때와 닮아 있어 더욱 주목됐는데요.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습니다."]

북한 권력 세습의 상징적 장소에서 김정은 위원장 대신 정중앙에 선 김주애를 두고 잠재적 후계자로서 위상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잇따랐습니다.

이후 국가정보원도 김주애에 대한 평가를 ‘후계자 수업 단계’에서 ‘후계 내정 단계’로 바꿨습니다.

[이성권/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2월 12일 : "국정원은 김주애가 지난 북한 공군절 행사와 금수산궁전 참배 등 존재감이 계속 부각된 가운데 현재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BBC가 김주애의 옷차림에 주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주애의 패션이 단순한 의상을 넘어 후계자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상징적 장치일 수 있다고 진단한 건데요.

전문가들 역시 김주애의 외적 모습은 북한 당국이 치밀하게 설계한 정치적 메시지로 읽고 있습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짐작건대 분명히 전담 관리자가 붙어서 의상부터 (모든 것의) 하나까지 확인하겠죠. 북한은 굉장히 상징적인 사회기 때문에 입는 것이나 (배치된) 위치, 어떤 태도를 갖고 상대를 대하느냐 등 하나하나가 던지는 메시지가 매우 크죠."]

김주애가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건 2022년 11월.

[조선중앙TV : "역사적인 중요 전략무기 시험 발사장에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어."]

당시 9세 안팎으로 알려졌던 주애는 검은 바지에 흰색 패딩 점퍼를 입고 긴 머리를 묶은 앳된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각종 군사시설과 경제 현장, 열병식 등 대내외 공개 일정에 잇따라 등장했는데요.

이 기간에 의상 스타일에도 뚜렷한 변화를 보였습니다.

특히 갈수록 성숙해지는 분위기의 패션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단순한 성장 과정이 아니라 미래 권력을 부각하려는 계산된 연출로 보고 있습니다.

[박은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성숙하고 세련된 이미지에 강인한 이미지까지도 보여주는, 그런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정교한 연출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거든요. 김주애가 단순히 자라면서 나타날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도 김주애가 청소년 나이밖엔 안 됐기 때문에 이건 북한이 의도적으로 북한의 미래 권력의 상징성 그리고 북한이 갖고 있는 체제의 안정성 이런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김주애가 김정은과 비슷한 스타일의 가죽 점퍼를 즐겨 입는 것 역시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권력 승계 과정에서 반복돼 온 ‘이미지 복제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건데요.

김정은 위원장도 집권 초기 할아버지 김일성과 흡사한 헤어스타일과 복장으로 정통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시각적 이미지의 유사성을 통해 권력의 연속성을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방식을 김주애에게도 적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은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폐쇄적인 체제 속에서 상징 정치라든가 이미지 정치 선전·선동에 굉장히 익숙하게, 쉽게 말하면 세뇌됐었던 사람들이고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 아니면 선전물에 들어있는 이미지 이런 것으로 지도자라는 인물을 상징적으로 기억하는 거거든요."]

최근 북한은 김주애의 탱크 조종 장면까지 공개했는데 김정은의 이미지를 겹쳐 보이게 해 강한 지도자상을 연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이런 김주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주애의 등장을 직접 목격한 한 탈북민은 북한 주민들이 그녀의 의상과 행보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이를 곧바로 후계 구도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권민철/탈북민/가명/음성변조 : "저건 아니지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만약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하면 '저건 아니지' 북한 사람들은 그러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저건 아니다. (북한 주민들) 스스로 위로하는 말로 '(김주애는) 진짜 후계자를 숨기기 위한 가림막이겠지...'"]

오히려 주애의 옷차림에서 드러나는 비사회주의적 요소에 더 주목하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권민철/탈북민/가명/음성변조 : "특히 청년들 같은 경우는 단속과 억압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김주애가 등장하면서 저건 학생인데 정치 무대에 막 올라와 있고 또 머리단장이나 옷차림이 다 하지 말라는, 북한에서 하지 못하게 하고 단속하는 그런 차림으로 나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대통령 딸이라서 특권이 있어서 저렇게 해도 되고 우린 저렇게 하면 안 되냐는 불만이 있어서..."]

실제로 김주애의 의상과 헤어스타일 상당수는 북한 당국이 철저히 경계해 온 자본주의풍 문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일부 의상은 고가의 해외 브랜드 제품으로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연출이 김씨 일가가 일반 주민들과는 확연히 다른 특권적 지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로 평가합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뭐냐하면 다른 품격, 다른 집안이다. 다른 혈통이란 걸 보여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에 대한 비판이 북한 내에서 불가능하잖아요. 뭘 먹는지 어떤 옷 입는지 입고 있는 옷이 어떤 브랜드고 어떤 건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좋은 모습과 긍정적인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전달이 되면 거기에 설복당할 수밖에 없는 게 북한의 선전·선동의 기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편에서는 김주애 패션의 고급화 전략이 대외 메시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도 사치품을 통해 김씨 일가의 세습 체제와 정권의 굳건함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박은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대북 제재가 장기화한 상황 속에서도 북한 체제가 아주 잘 유지되고 있고 대북 제재가 실제로 작동하는 그 과정 안에서도 본인들이 그런 사치품들, 제재 품목이거든요. 사치품들이 북한으로 잘 들어오고 있다는 걸 대외적으로 보내는 신호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주애의 후계 구도를 분명히 하기보다 그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북한이 원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는데요.

주애를 단순한 ‘후계자 후보’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효과적으로 선전하는 상징적 존재로 보는 것입니다.

[박은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 김주애의 스타일링이라든가 김주애가 등장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선별하는 것이 굉장히 정교해지고 있거든요. 날이 갈수록. 김주애의 일거수일투족이 셀럽처럼 전 세계에서 기사화 되거나 연구자들에게서 회자되니까 그런 것들을 정교하게 활용해서 내보내고 싶은 대외 메시지를 김주애의 등장이나 김주애를 통한 연출을 통해서 일부 전파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물론 김주애를 향한 해외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지만, 북한 당국은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표할 거라는 평가입니다.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무플(댓글 없음)보단 악플(악성댓글)이 낫다는 것처럼 북한은 지금 가장 목적하는 건 뭐냐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강하거든요. 북한이 굉장히 독재적이고 엄격한 사회인 줄 알았는데 저런 면도 있네라고 이미지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걸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봐요."]

첫 등장 이후 끊임없이 시선을 끌며 화제를 모아온 김주애.

이제 패션까지 하나의 메시지로 읽히는 만큼 후계 구도가 분명해질 때까지 김주애의 변신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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