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뺨치는 한동훈 ‘검사본색’…일단 부인하고 ‘입틀막’ [논썰]
잘못 인정 않고 공감능력 없는 ‘검사들의 정치’ 끝내야

안녕하세요. 논썰의 이재성입니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냉혈한’ 이미지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 9일(토요일)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을 촬영하던 방송사 영상기자가 무대 밖으로 떨어지는 걸 보고도 별다른 반응 없이 연설을 시작해 논란이 된 건데요.

해당 영상기자는 무대 위로 올라오는 한 후보를 촬영하던 중, 한 후보가 등을 진 채 다가오자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뒤로 물러서다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한 후보는 고개를 돌려 소음의 진원지를 쳐다봅니다. 그리고 몸을 한 차례 더 기울여 자세히 들여다본 뒤, 별일 없었다는 듯 주머니에서 연설 원고를 꺼냅니다. 추락한 기자의 상태를 살피려 우르르 몰려들었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한 후보의 무신경해 보이는 행동은 확연히 대조됩니다. “걱정은커녕 놀라는 척도 안 한다” “쳐다만 보고 미동도 안 한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사람이 많고 소란해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을 수도 있고, 얼른 연설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솔하게 사과하면 됩니다. 하지만 한 후보 캠프는 다음날 이렇게 밝혔습니다.
“한동훈 예비후보는 해당 기자분이 넘어지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는 영상에서 충분히 확인 가능합니다.”
“선거기간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엄벌 대상입니다.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 처음에 올린 영상이 굉장히 악의적이에요. 한동훈 대표가 넘어지는 걸 보면서도 가만히 있었던 것처럼 이렇게 되거든요. 근데 여러 각도에서 지금 다른 각도에서 정확하게 나온 영상들을 보면 등 뒤에서 넘어졌기 때문에 이게 등에 눈이 있거나 초능력이 없으면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각도입니다. 그래서 너무나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라서 그냥 이거는 대응을 하기로 했습니다. (5월 11일 TV조선)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2일(화요일) 한 후보가 직접 나섰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 우리 대변인이 이렇게 넘어져 있더라고. 그래서 어 왜 그러냐? 대변인에게 물어봤는데 (…) 괜찮냐? 보니까 괜찮다. 그래서 제가 넘어갔던 건데. 그래도 이게 뭐 저는 그 당시 상황은 인지는 전혀 못 했습니다만, 아 그래도 (…) 제 행사를 잘 찍어 주시려고 오신 거잖아요. 아이고 근데 많이 다치시거나 그런 거 같진 않아요. 저희가 연락해 보니까요. 그렇지만 그래도 아유 좀 큰일 날 뻔했다. 아이고. 어, 그런 점에서는 제가 아, 그 좀 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마음이 있어요.” (5월 12일 KNN NEWS)
더구나 한동훈 캠프가 영상 유포자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데, 제일 처음에 보신 사고 당일 영상은 유튜브 ‘한동훈’ 채널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본인이 본인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인가요? 그냥 인정하고 사과하면 끝났을 일이 일파만파 커집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쓰러지니까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도 있고 그래서 웅성웅성 소리도 났을 거고 그래서 몰랐을 일은 없겠다 생각을 하고. (…) 한동훈 후보 같은 경우도 그런 상황에 대해서 이게 봤지만 제가 생각이 짧았다든지 이런 식으로 바로 인정을 할 건 인정을 했어야지 그걸 뭐 못 봤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는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봅니다.” (5월 12일 채널A 뉴스)
검사들에게 유전되는 또 다른 최악의 디엔에이가 ‘공감능력 부족’입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권력기관에서 피의자를 닦달하고 옭아매는 역할에 익숙해진 탓일 겁니다. 모든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에는 연민이나 동정 따위 생겨날 여유가 없습니다.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 치하에서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여러분, 이 영상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되더라고요.” (2022년 8월 9일 KTV)
한동훈 후보 역시 평소 언행으로 보아 공감능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정치인으로선 중대한 단점이라는 사실을 본인도 아는 것 같습니다. 이번 기자 추락 사태를 한사코 인지하지 못했다고 우기는 이유도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자신의 단점이 드러날까 두렵기 때문일 겁니다. 공감능력이 없으면 있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잘 될 리가 없죠.
한 후보는 이런 자신의 단점을 ‘이미지 메이킹’ 수법으로 보완하려 애를 씁니다. 여러분 이 장면도 기억하실 겁니다.

2년 전 국민의힘 대표 시절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을 찾았을 때인데요. 카메라를 흘깃 쳐다본 뒤 어색하게 턱을 괴는 자세를 취합니다. 화재 현장의 아픔에 공감하며 고뇌하는 장면을 연출하려 한 건데요. 마음에 없는 일을 하면 이렇게 티가 납니다. 스스로 ‘발연기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최근엔 길에서 야채를 파는 할머니가 준 밥을 길바닥에서 먹는 영상을 올렸는데요. 서민적이고 털털한 이미지를 연출한 겁니다. 서울 강남 출신의 귀족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는 연출 의도가 너무 뻔해서 얄팍하다고 느꼈습니다.

윤석열이 정치판에 처음 등장할 때 언론들이 윤석열을 앞다퉈 띄웠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개를 끌고 산책을 다니거나 식당에서 국밥을 먹는 서민적 분위기를 연출했죠. ‘범 내려온다’고 고무찬양을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인간 윤석열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면은 케이티엑스 좌석에 구둣발을 올린 사진이었습니다. 공중도덕이 뭔지, 민폐가 뭔지, 개념 자체가 없는 안하무인의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분칠된 이미지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대개의 검사는 목표 지향형 인간들입니다. 성공 또는 출세라는 목표가 명확한 사람들이죠. 검찰 안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검사일수록 성공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 증거까지 조작하는 검사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자기 중심성이 강할 수밖에 없고, 공감능력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법정에선 ‘검사 유전자’가 유리할지 모르겠지만, 정치에 쓰이면 독이 됩니다. 한국 정치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가 모든 사안을 법으로 해결하려는 ‘정치의 사법화’인데,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점과 여의도에 검사 출신들이 많아진 시점이 대체로 일치합니다.

검찰을 동원해 정적 제거에 나섰던 윤석열이 그 정점에 해당합니다. 한동훈 후보는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대열의 선봉에 섰죠. ‘싸움닭’ 이미지도 그때 생겼습니다. ‘정치인 한동훈’은 ‘윤석열 정치’의 부산물이자 잉여물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잘라낼 수 있을까요? ‘검사 유전자’를 버릴 수 있을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한동훈 후보는 12·3 비상계엄 반대를 자신의 주요한 치적이자 윤석열과의 차별점으로 선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계엄 반대’마저 한동훈 개인의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한 변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계엄 이후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한덕수 당시 총리와 국정을 공동 운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습니다. 국회의 윤석열 탄핵 1차 표결 때 한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 당론은 “탄핵 반대”였습니다. 이랬던 사람이 윤석열 탄핵이 이뤄진 뒤에는 모든 공을 자신에게 돌렸습니다.

그러면서 계엄 당일 국회 담장을 넘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계엄군을 피해 숲에서 대기했던 것을 “무서워서 숲에 숨었다”고 비난하는 비열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계엄 당일 가장 먼저 국회로 달려가면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국회로 모여달라’고 시민에게 호소했던 사람이 이재명이었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이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습니다.
최근 한 후보는 공안검사 출신의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을 후원회장에 임명했죠. 정형근이 누구입니까? 고문으로 악명 높았던 전두환 정권의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으로서 숱한 고문 사건에 직접 가담했거나 지시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입니다. 1989년 서경원 전 의원 방북 사건, 19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 심진구씨 등의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사람을 후원회장에 임명해 놓고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 후보는 이렇게 답합니다.
“이건 지역 선거고 후보는 저다.” (5월 8일 MBC ‘시선집중’)

한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잘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대체 뭘 잘하겠다는 걸까요? 한동훈의 ‘잘 하겠다’ 정치는 윤석열의 ‘어퍼컷 정치’ 만큼이나 공허합니다. 안철수의 ‘새 정치’보다 내용이 없고, 박근혜의 ‘창조경제’보다 모호합니다. 미래 비전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해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더 사납게 싸우고, 거짓말하고, 책임을 떠넘길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검사들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 논썰이었습니다.

기획·출연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서울서 ‘여당 승리’ ‘야당 승리’ 40% 동률…민주 ‘긴장’ 국힘 ‘기대’
- 적자여도 삼성전자 임원 24억 상여금…‘0원’ 직원 허탈감 키웠다
- ‘매관매직’ 김건희 징역 7년6개월 구형…“반성한다”더니 증언 거부
- 모내기하고 새참에 막걸리…이 대통령, 대구서 ‘박정희 모델’ 소환
- “아이유는 좌파라 되고”…전한길 ‘폭싹’ 통편집, 1년 지나 분풀이
- 검찰, ‘이동재 기자 명예훼손 혐의’ 김어준에 징역 1년 구형
- ‘AI 초과세수’를 ‘초과이익’ 해석…청와대, 블룸버그에 공식 사과 요구
- 배현진 “장동혁, 회피형 남친 보는 듯…서울 선거 숟가락 금지”
- 나무호 때린 비행체 잔해 한국 도착…국내-두바이 ‘투 트랙’ 동시조사
- 코스피 8000 세리머니 돌연 ‘취소 문자’…장중 7371까지 주저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