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 ‘해군’ 위상…‘큐티’(Cutie)→‘뷰티풀’(Beautiful) Navy[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5.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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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첫 참가에 1500t급 호위함 2척뿐
2024년,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 부사령관
2026년 첫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수임해
‘2024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 중인 해군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이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대공 무인표적기를 향해 SM-2 함대공유도탄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 제공=해군

미국이 주도해 격년으로 실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해상훈련이 있다. ‘환태평양훈련’(Rim of the Pacific Exercise·RIMPAC)으로, 통상 ‘림팩’으로 불린다. 태평양 연안국 간 주요 해상교통로 보호와 다양한 해상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 능력 증진, 다국적 연합 전력의 상호운용성과 작전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1971년 시작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30여 개국이 참가하는 림팩은 미 서해안부터 하와이에 이르는 해역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기동훈련이다. 훈련 과정에서는 퇴역 순양함·강습상륙함 등을 표적함으로 활용해 함포는 물론 대함미사일, 어뢰 등의 실사격을 실시하고 실제 격침까지 하는 등 실전 수준의 고강도 훈련으로 유명하다.

우리 해군은 림팩 훈련 참가를 통해 다양한 주요 무기 발사 경험을 축적하고 장거리 항해 및 실전 수준의 다국적 기동훈련을 수행하며 작전 능력을 강화해왔다. 1990년 처음 참가했을 당시 전력은 현재는 퇴역한 1500t급 호위함 ‘서울함’(FF-952)과 ‘마산함’(FF-955) 2척뿐이었다. 당시 해외에서는 우리 해군을 ‘큐티 네이비(Cutie Navy)’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1988년 옵서버 자격으로 처음 참관한 이후 1990년부터 꾸준히 훈련에 참가하면서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높아졌다. 첫 훈련 참가 당시만 해도 1500t급 호위함이 태평양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대한민국의 참가 전력이 주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많을 정도다.

현재 우리 해군은 세계 일부 국가만 보유한 7600t급 이지스 구축함(DDG)을 비롯해 4400t급 구축함(DDH-Ⅱ), 1만4500t급 대형수송함(LPH), 1800t급 잠수함(SS-Ⅱ), 해상초계기(P-3), 해병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덕분에 세계 각국 해군은 이제 우리 해군을 ‘뷰티풀 네이비(Beautiful Navy)’라고 부른다.

직전 훈련인 ‘2024 환태평양훈련’에는 해병대 상륙군 1개 중대와 특수전전단 등 해군·해병대 장병 840여 명이 참가했다. 전력으로는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을 비롯해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 상륙함 ‘천자봉함’, 손원일급 잠수함 ‘이범석함’, 해상초계기 ‘P-3’, 해상작전헬기(LYNX),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 등이 투입됐다.

‘2024 환태평양훈련’(림팩 ) 참가를 위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히캄기지에 정박하고 있는 해군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에서 한 장병이 함정 공개 행사를 준비하며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2022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한 4400t급 구축함(DDH-Ⅱ) 문무대왕함(앞)과 7600t급 이지스 구축함(DDG) 세종대왕함(뒤)이 미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전력의 훈련 참가였다. 당시 사무엘 파파로(대장)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우리 해군에 대해 “매우 유능한 해군으로 한국과 함께 훈련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등 29개국의 수상함 40척, 잠수함 3척, 항공기 150여 대, 병력 2만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처럼 훈련 참가 전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한국 해군은 항모강습단이나 원정강습단 예하부대의 해상전투지휘관 임무 등을 수행해 오다 지난 2022년 훈련때 처음으로 원정강습단장을 맡았다. 2024년엔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서 미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마야급 이지스구축함 등의 연합 전력을 지휘했다.

특히 올해 실시하는 ‘2026년 환태평양훈련’에선 우리 해군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처음으로 다국적 해군을 지휘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에서 30여 국에서 파견된 수상함·잠수함 40여 척 등 전력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게 되는 것이다.

림팩의 지휘체계는 최고 지휘관 격인 연합기동부대사령관(미 해군3함대사령관) 산하에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연합공군구성군사령관, 연합·합동특수작전부대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해군이 이번에 수임한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은 연합기동부대사령관의 지휘 아래 훈련에 참가한 다국적 해군 전력의 해상작전을 총괄·통제하는 핵심 직책이다.

올해는 최신예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 P-8 해상초계기,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등을 파견한다. 격상된 직책에 맞춰 함대사령관급인 소장에게 림팩 훈련전대 지휘도 맡길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작전지휘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28년 이후엔 미군이 아닌 외국군이 맡을 수 있는 최고 직위인 ‘연합기동부대 부사령관’도 수임해 지휘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포부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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