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가자지구·쿠바까지… 자주·반제국 구축한 北 대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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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항일 유격대 빨치산파가 '위대한 수령'을 중심으로 결집해 정적들을 숙청한 1956년부터 평양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열린 1989년까지 30여년 북한의 대외관계사를 다룬 책이다.
특히 쿠바와 베트남 북베트남 정권, 세네갈 등 냉전 시기 미국식 자유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 사이에서 제3의 길을 모색했던 탈식민 국가들과 북한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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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벤자민 영/고자연·김도민·김태경·류기현·백원담·옥창준 옮김/너머북스/2만7000원
‘총, 게릴라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는 항일 유격대 빨치산파가 ‘위대한 수령’을 중심으로 결집해 정적들을 숙청한 1956년부터 평양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열린 1989년까지 30여년 북한의 대외관계사를 다룬 책이다. 특히 쿠바와 베트남 북베트남 정권, 세네갈 등 냉전 시기 미국식 자유주의와 소련식 사회주의 사이에서 제3의 길을 모색했던 탈식민 국가들과 북한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동아시아학과 냉전 국제사, 국제관계학, 안보학 권위자이자 미국 페이엣빌 주립대 교수인 저자는 북한이 냉전기 탈식민 세계에서 자주, 반식민주의, 혁명, 발전, 폭력의 언어를 매개로 적극적으로 세계사 속에 ‘자기 공간’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이를 통해 제3세계로부터 닮고 싶은 ‘발전 모델’이자 동경받는 국가가 됐다.

예컨대 북한은 아프리카 해방운동을 지원했고, 반제국주의 게릴라 전사들을 훈련시켰으며, 여러 발전도상국에서 각종 상징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북한 국영 매체는 이런 제3세계에 대한 활동을 보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세계관을 형성했으며, 평양의 대로에서 가자지구의 거리와 쿠바 해변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통일된 반제국주의 전선을 상상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 북한이 국제 관계에서 갖는 위상이나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힘들다. 북한의 확고한 동맹국인 쿠바조차 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을 정도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다. 저자 또한 “많은 제3세계 정부가 북한과 관계를 축소하거나 완전히 단절했다”고 말하면서도 “북한 국제주의의 유물은 아직도 발전도상국에 남아 있다”며 제3세계를 통해 북한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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